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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린 Jun 02. 2021

보편에 대한 경의

제주에서 5일, 혼자의 시간 (1)

오늘은 날이 좋단다. 여행은 이렇게 며칠은 와야 날씨 걱정이 덜하다. 숙소에서는 나왔으나 갈 곳은 정하지 못하였다. 바로 앞 광치기 해변을 걷다 보니 자연스레 성산일출봉 매표소까지 오게 되었다. 올라갈까? 요즘은 몸을 더 써야 할지 말지의 고민은 한결 덜하다.


<제주 성산일출봉, 2021년 5월 22일, LG V50>


유명 관광지의 풍경 사진은 차고 넘친다. 달력 사진으로 불리는 전문가의 것들도 이미지 검색이면 언제든 쉽다. 내가 꼭 찍어둬야 할까? 좀 더 눈으로 즐기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휴대폰을 넣는다. 하지만 몇 걸음 못 가서는 다시 꺼내고, 넣었다가도 또 몇 걸음 가지 못했다. 혼자 온 여행이라 감탄을 나눌 사람은 없고, 한 번은 속으로 한 번은 입으로 소심하게 "우와..." 해보다가 하는 행동이 사진 찍기다. 나중에라도 자랑질을 해보려면 남의 사진으로 할 수는 없으니까.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자연에 표하는 '경의'일지도 모른다. 저 파랗고 푸르고 광활한 '보편의 것'이자 '공통의 善'에 대한 경의.


이번 여행, 최고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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