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훈련 이야기
먹을 것을 주지 않아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는 것만 같다. 땡볕 더위에 선풍기도 없고, 초강추위에 난방기도 없다. 물도 전기도 제대로 나오는 게 없다. 옷도 제대로 빨 수가 없다.
그 와중에 훈련을 한답시고 군장을 메라고 한다. 이들에게는 한국군처럼 군장 안에 들어가는 보급품이 보급되지 않는다. 군장 무게를 늘려야 한다고 굴러다니는 돌덩이를 군장 안에 가득 넣게 한다. 군장이 빵빵해지도록 넣어야 한다.
여기까지도 꽤 무리수인데, 걸으면 안 된다. 완전군장 '행군'이 아니다. 뛰어야 한다. 힘들다고 중간에 걷거나 나가 떨어지면 간부들에게 두드려 맞는다. 맞는 게 무서워서 계속 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더 이상 가면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때 방독면을 쓰라고 한다. 중간에 먹을 것도 주지 않고 마실 물도 없다. 김일성, 김정일은 정말 XXX다.
최악의 영양실조 상태에서 열악한 환경에 방치돼 있는 북한군은 최악의 훈련까지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견뎌내지 못하면 말 그대로 죽는 것이다. 목숨을 건 훈련이다. 산악 달리기를 하다가, 다리에 쥐가 나면 지니고 있던 칼로 다리를 찔러 피를 내 쥐가 난 곳을 풀고 목적지를 향해 다시 뛴다.
감독 임무를 갖고 강의를 지켜봤지만, 그의 속사포 같은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충격의 연속이었다. 야전 생활 1년이 안됐던 나는 그동안 북한과 한국이 붙으면 당연히 한국이 너무 쉽게 이길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그 믿음에 금이 갔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살기 위해 군 생활을 견뎌내는 북한군의 저력은 바로 그 정신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비상식적인 상황, 극한의 환경 속에 던져지는 국군 장병은 매우 극소수다. 그의 강의를 들으면서 '미군 등 동맹군 조력 없이 국군이 북한군과 일대일로 싸우면 정말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 의문은 북한군 감시 업무를 하면서 더욱 강해졌다. 북한군은 생각보다 강인한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