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을 다시 배우는 시간

어른이 되고 처음 다시 만난 낯선 감정

by mimi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마음이 컸는데,
막상 돌아와 보니
“다시 캐나다에 갈 수 있는 날이 올까?”
하는 아쉬움과,
언젠가 또 떠나게 될 미래에 대한 조용한 기대감이 함께 밀려온다.


도착한 다음날, 우리는 낯선 공기에 몸을 맡기며 거리를 걸었다.
차갑고 무겁게 가라앉은 겨울 공기,
인도 옆으로 쌓인 눈,
얼굴을 세게 스치는 매서운 바람,
그리고 익숙한 말이 하나도 들리지 않는 수많은 외국인들 사이.
그 거리에서 걸어가는 나는
어딘가 두렵고, 묘하게 설레었고, 혼자인 것 같으면서도 살아 있는 느낌이었다.


어릴 때는 모든 게 처음이라, 이사를 가거나 새로운 공간에 들어서는 일만으로도
세상이 뒤집힐 만큼 낯설고 큰 감정이 몰려오곤 했다.
성인이 되고, 익숙함 속에서 오래 살다 보니
그런 낯선 감정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캐나다에서 다시 느꼈다.
아이가 처음 세상을 만나는 듯한
그 시선, 그 두근거림, 그 크고 서툰 감정을
내가 다시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낯섦에 적응하는 동안
마음은 조금씩 유연해졌고,
생각의 폭은 더 넓어졌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은 이전보다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


그 10개월은 잠깐의 여행이 아니었다.
나를 확장시키고,
다른 삶의 온도와 색을 허용하게 만들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그 시간이
조용히 나를 안에서 밀어 올리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