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포트폴리오 만들기
예전에 *〈묵동 일기〉*라는 에세이를 읽었다.
50세가 된 저자가 부양의무, 밥벌이, 흰머리 염색, 브래지어 같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나는 속으로 그랬다.
“그래! 나도 50 되면 흰머리 휘날리며 당당히 살 거야!”
…그리고 진짜 50이 됐다.
현실은?
흰머리 그대로 보이는 게 정말 싫고,
예쁜 속옷 하나에 기분이 업되고,
사진 찍을 땐 필터 어플부터 찾는다.
외모로의 자유는커녕, 나는 이렇게 결심했다.
“나는 더 예뻐져야 한다.”
왜냐면 아직 은퇴할 생각이 없으니까!
이제 내 실력은 칼이고, 외모는 방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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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얼굴, 끝나지 않는 로망
에스테틱 일을 20년 넘게 하다 보니,
“작은 얼굴”에 대한 열망을 수도 없이 들었다.
줄자로 얼굴을 재는 고객, 종이로 윤곽을 오려오는 고객,
“블랙핑크 제니 얼굴형이 되고 싶다”는 싱가포르에서 오신 고객까지.
작고 예쁜 얼굴은 여전히 **세계 공통 ‘예쁨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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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른 얼굴도 있더라
나는 고객들과 오래 지내면서 깨달았다.
절대 기준이라는 틀로 만드는 ‘작은 얼굴’ 말고,
시간과 정성이 켜켜이 쌓여 나오는 얼굴이 있다는 걸.
부유한 얼굴은,
자기를 사랑해 온 결이 얼굴에 담겨 있다.
그 여유가 상대에 대한 친절로 번져 나와,
공간까지 따뜻하게 물들인다.
그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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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이렇게 부른다.
전략: 거울 앞에서 나는 내가 좋아야 한다.
[전술 5 계명]
1. 아침 개시> 매일 아침 세안하고, 거울 보며 미소 짓기
2. 수면 확보> 8시간 숙면환경 만들기
3. 감정 관리>즉각적인 반응 대신 숨고르고 대응하기
4. 투자 습관> 하루 15분간 얼굴을 위한 무언가를 실행하기(스트레칭,마스크팩,셀프마사지 등)
5. 균형 유지> 단점에 집착하지 말기. 편향주의 금지
욕심은 비우고, 건강한 이미지를 채우기.
시술은 얼굴의 결을 무너뜨린다. 신중히!
대신 내가 가진 무기는 총동원한다.
작은 얼굴보다 중요한 건 대칭 얼굴.
주름과 경직은 방어.
그리고, 적립식 투자처럼 장기적 루틴으로 관리한다.
1일 1팩, 근육운동, 기능성 화장품.
리스크 크지만 리턴 큰 시술은 변동성 투자처럼, 연중 이벤트 정도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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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동안이라는 말을 오래 들어왔다.
그런데 내 또래 고객들은 늘 내 나이를 궁금해한다.
나는 속으로 안다. 같은 연식은 서로를 알아본다는 걸^^
결국 중요한 건,
예쁘다 vs 예쁘지 않다,
동안이다 vs 아니다,
이분법적인 기준에서 세련되기.
진짜 중요한 건—
여유와 친절이 얼굴에 번져 나오는 것.
그게 바로 “부유한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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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다짐]
솔직히 말해,
나도 태어날 때부터 예쁘고 자존감 만땅이었다면 얼마나 편했을까.
유전자의 힘은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강했다.
이제 준비됐다.
인정하고, 수용하고, 행동하니 이제 나는 진화한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시작한다.
팩 붙이고, 웃고, 거울 속 나랑 친해지는 것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