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토마토, 아가베, 그리고 주식
내가 살아가고 싶은 모습은 **“앞뒤가 같은 사람**이다.
정직하다 보다는,
수많은 모순 속에서 선택을 하고 거기에 최선을 다하는,
내 안의 모순을 정리해 가며 사는 사람.
그래서 나는 투자의 중심을 주식으로 정했다.
내 사고 과정의 성장을 스스로 지켜보고 싶어졌다.
방식은 단순하다.
“나는 소비하듯이 투자한다.”
⸻
소비하듯 투자하기
앞으로 10년간,
은퇴를 지금 해버리고 현재 가진 자본으로 산다 vs 그 기간의 노동 수입을 전부 써버린다
그래! 나는 지금부터의 노동수입을 아낌없이 쓰기로 했다.
생활비, 나를 위한 소비(외모·환경·건강), 자기 성장형 체험(주식·여행).
모두 <소비하듯 투자>라고 이름 붙인다.
(혹여 오해 말길. 20년 전 나는 무일푼의 싱글맘이었다.
이제 그 아이는 이제 스물여덟, 독립했다.
남은 인생, 본업을 최대한 즐기면서 최대한 잘해보자는 나름의 결심이다.)
⸻
에피소드 1 — 블랙토마토
어느 날 단골 중국인 고객께서 중국에서 씨앗을 가져왔다.
상하이 청경채, 매운 고추, 약용 블랙토마토.
주셨으니 심어야지. 베란다 농사 시작!
청경채는 야들야들 자라서 샐러드로도, 면 위에 얹어도 맛있었다.
그러다 여름이 오자 다 시들시들… 내 마음도 시들시들.
문제는 토마토.
한여름 아침부터 물을 매일 주고 꽃도 폈는데 열매가 안 맺힌다.
“이게 남는 장사인가…” 하며 투덜대던 어느 날, 드디어! 다섯 개 열매가 열렸다.
아직은 초록빛, 하지만 자줏빛 블랙토마토로 커갈 날을 기다린다.
기다림 속에서, 나는 토마토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
에피소드 2 — 아가베
내 미용실 원장님은 취미 부자다.
최근엔 희귀 식물 전시회 이야기를 늘어놓으셨다.
몇 해 전, 해외에서 어렵게 공구한 씨앗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던 일이 있다고 했다.
그중 한 직원은 식물이 적성에 맞아 부업으로 전업까지 고려할 정도로 성장했고, 신혼여행 비용까지 벌었다고!
그 얘기를 재밌게 듣던 있는데, 나와 친한 다른 스텝이 스르르 다가와 내게 씨앗을 덥석 건넨다.
“난 그때 받은 씨앗 아직도 있잖아. 귀찮아서^^냉장고에 3년 정도 있었는데… 싹이 안 날지 모르지만, 파이팅!! 찡긋.”
심었다. 2주 만에 싹이 올라온다. 4개월여 계속 자랐다. 미용실에 사진과 함께 중간 보고하니 원장님이 흥분했다.
“이 정도는 완전 대박이에요. 저 화분 안에 하나하나가 아가베가 되는 거예요. 그것도 희귀종!”
(나도 흥분이 올라온다)그럼 저 개 몇 개가 되는 거야,, 그리고 그다음엔 어떻게 해요?
보통은 제작원가분정도를 판 후에 팔아가면서 키우던가, 계속 오래 키우던가 해요. 이거 앞으로
6개월 전후부터 가능하겠는데요?
검색해 보니, 작은 모종 하나가 이미 1,500엔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키우면, 10년 산 아가베는 20만 엔 이상도 간단다.
그 순간, 머릿속이 번쩍 —
“원금 회수, 리턴, 단기, 장기 보유… 이건 살아있는 식물 주식 계좌잖아!”
격하게 애정도 상승이다!!
⸻
에피소드 3 — 슈퍼 가지 만들기 프로젝트
오래전, TV에서 본 프로젝트를 종종 떠올린다.
도쿄 신주쿠 도심 한복판 옥상에서 연예인이 달인에게 지도받으며 슈퍼 가지 키우기.
슈퍼 가지로 인정받기 위해선 크기의 기준이 있었다.
순조로웠지만, 8월 도쿄의 이상 기온으로 성장이 멈췄다.
프로젝트 마감은 8월 마지막 날.
그때. 달인의 충고는 단호했다.
“원하는 크기를 원한다면, 가지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를 포기하세요.
영양 분산을 최대한 줄인 만큼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걸 흥미롭게 보며
“저게 실제라면 나는 못 해, 골고루 먹고 말지”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계속 궁금해한다. 나라면,,,
“지금이라면 너, 어쩔래?”
⸻
벤저민 그레이엄은 가이코 한 건의 투자로 500배 수익(1948년 ~ 1972년)을 올렸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단 한 번의 결정으로 거둔 수익이
우리가 20년간 쌓아온 모든 성과를 초월했다.”
모든 선택이 대박일 순 없다. 모험하다 실패도 한다.
하지만 씨앗을 심고, 가꾸고, 리밸런싱 하며, 집중하는 순간들이 모여
베스트의 무언가를 만든다.
그렇게 내 인생을 키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