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존재하면서도 존재의 이유를 모른다

by miel





# 인간을 끝끝내 알 수 없다



인류는 세상에 대한 탐구로 과학과 심리, 뇌 그리고 모든 물질들의 구성체계를 파헤치며 문명을 지내왔다. 인류의 방향은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 모든 것을 알고 싶어했다. 그러나 여전히 인간은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알 수 없이 수동적으로 태어나서 능동적으로 생존을 위해 자아의 실현을 위해 살아간다.


우리는 아직 왜 태어났는지 알 수 없지만 자아의 실현의 욕구로 인해 살아간다.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고유한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것들의 발현으로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자존감을 충족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인간은 왜 인간이 태어난 이유를 모른채로 살아가는 것일까...




# 자아실현은 존재의 확인이다



인간이 자아실현을 하는 것이 존재 이유인가 아니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어떤 것만이 자아실현이 아니라 자녀의 탄생과 양육을 통하여 인류를 유지시켜나가는 일에도 자아실현은 담겨있다. 그러나 인간은 그보다 더 높은 이상을 욕구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늘 갈망하고 찾아 헤매며 찾지 못하여 허무해하며 살아간다.


그러하기 때문에 우리는 끝없이 자신을 실현하는 방법에 대하여 고뇌하고 고뇌하며 가야 한다.

고차원으로 갈수록 인생은 더욱더 확고히 시련을 거쳐야 한다. 고차원으로 가는 길을 멀고 험하며 그 길을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다 우연히 혹은 필연적으로 고차원을 경험하거나 느낀 사람들은 더 이상 이전의 자신이 아니며 새로운 자신으로 진화되어 버린다. 마치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처럼 말이다.




# 고차원으로 가는 길은 시련을 동반한다



그리고 그 차원을 알고 있으나 시련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멀리서 높은 차원을 열망하며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 지워진다. 정말로 끔찍한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생계의 고민 외에 더 높은 차원으로 나아가기는 21세기에는 더더욱 어려워졌다. 대부분의 계층들은 자신의 생계를 위해서 주간의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새벽에 일어나거나 늦게 자거나 하며 잠자는 시간을 줄이며 가지 않으면 더 나아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에게도 하루 한 시간 정도의 책 읽기가 책 한 권을 읽기에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인간의 사유의 시간과 글 쓰는 시간은 점점 더 빠르게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더 줄어들어 버렸다.




# 그들만의 철학이 되어버린 시대



이상하게도 우리는 과학의 발달과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섰다고 하더라도 선진문명이 인간을 생계에서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더더욱 생계에 매몰되어 간다. 철학과 인문학은 교수들의 학문이 되어버렸고, 우리는 철학의 깊은 학문을 들어갈 시간이 없어져 버렸다. 오히려 80년대 민주화운동 시기에 더욱 철학은 대학생들 누구나 읽기 위해서 애썼던 시대였다.


민주화가 되었다고 사회주의가 멸망하게 되었다고 우리는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 먹고살기 위해 서둘러 책을 덮어버렸다. 그때가 시작이어야 했지 끝이면 안되었었다. 책 읽는 시민들이 좀 더 폭넓었으면 정치에 그렇게 까지 후회할 일은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후회한다는 것은 참으로 뼈아픈 일이다. 인간의 시간은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후회는 자신의 현재에 대하여 과거의 선택에 대한 결론 후의 감정이다.




# 그대의 영혼의 방황이 멈추기를



지금이라도 우리는 책을 읽으며 현상 너머의 본질을 들여다보며 살아가기를... 우리가 왜 태어났는지 알게 되면 우리의 영혼은 그렇게까지 방황하지 않게 된다. 흔들거리지 않고 돌아다니지 않고 한 곳에 조용히 뿌리를 내리고 그곳에 대하여 어떤 아쉬움과 미련 없이 이 생을 보낸다.


나의 40대까지는 질풍노도의 시기이자 너무 오래 걸려버린 사춘기이자 천둥벌거숭이의 시기였다.

지금에 와서 후회되는 일이란 그때 알지 못했던 것들, 그때 곡해했던 것들, 결국 그것이 나에게 손해가 되었던 시간들이었다. 그 많은 시간들을 아쉽게 내 좁은 소견속에서만 흘려버려 책을 읽지 못했고, 글을 쓰지 못했던 것에 가장 후회가 남는다.




# 방황을 줄여주는 지름길



내가 알 수 없는 세상이 책에 담겨있다는 것을, 내가 알지 못하는 고차원적인 삶이 사상가들의 철학자들의 말들 속에 있다는 것을, 그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제 와서야 알게 되었다. 철학의 결론은 현실에 있는 것. 인문학은 결국 인간을 위한 것. 내 사유의 방황을 줄여 줄 수 있었던 지름길을 40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었다.


그래도 아직 인생은 남아 있다. 지금부터라도 나이에 적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을 부지런히 하고 글을 쓰는 것을 부지런히 하고 사유하는 시간을 부지런히 하여, 뿌리내린 이 자리에서 가지를 치고 잎사귀를 내어 열매를 맺히는 작업을 한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 지라도 사과나무를 심는 스피노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