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예술을 사실 좋아하지 않는다

by miel





# 철학과 예술의 대립



철학은 이성이다. 철학은 존재의 본질을 찾아 한없이 들어가는 과학적 이고픈 탐구이며 어떤 진리이고자 기를 쓴다. 예술은 그 대척점에서 철학을 비웃는다. 그딴 거 개나 줘 버리라고. 예술은 끝없이 끝없이 감성적이며 자기 마음대로 갈길을 가려한다. 그리고 그 길이 최초의 길이 된다. 철학은 정해진 틀이며 예술은 끝없이 벗어나려 몸부림친다. 이 부조화 속에서, 이 부조화가 무엇을 양산해내는가...


생계적 삶 속에서 예술을 하려고 했던 것은 나의 어리석음이었던 것일까. 생계적인 생활은 예술을 하기 위한 창작의 뇌의 감성을 가로막고 이성만으로 하루를 지배하고 있으며 그래서 삶이 유지되는 데, 나의 뇌는 감성이 막혀 예술로 가지 못하고 철학을 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발을 벗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야 말았다.




# 현실이 붙잡고 있다



직장생활 속에서 예술을 하고 싶었던 로망은 모든 사유가 막혀버린 이 세상에서만 존재하고 있다. 글은 더 이상 예술이 되지 않으며 반듯하고 정렬되어 흐트러지지 않고 자유롭지 않고 경직되어 버렸다.

예술과 생계를 같이 하였던 예술가들은 많다. 그들은 도대체 어떤 고통을 겪으며 그 경지에 올랐던 것일까...

아마도 그래서 고흐는 처절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은 현실을 넘어 자기 세계를 구축하였다.


완전한 분리가 되지 않으면 예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내 머릿속에 가느다란 실이 저 밑바닥에서 살랑살랑 거리고 있는 한 나는 다른 세계로 완전히 넘어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시간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나의 현주소. 나의 아직까지의 한계. 아니 어쩌면 내가 영원히 넘지 못할 수밖에 없는 슬픔일지도 모른다.




# 현실을 노래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나의 고통의 원인이, 나의 우울의 원인이 생계가 원인이 되면 나는 이것들을 노래할 수밖에 없다.

현실이 자신들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울부짖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추상화가 되고 싶다.

현실을 넘어선 그 무엇의 강력한 세계이고 싶은 예술가가 되고 싶은 열망이다.


어쩌면 나의 숙제가 발견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나의 영원한 한계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성과 감성 사이, 냉정과 열정사이, 그 언저리쯤에서 방황하기 시작한 나의 영혼을 마주하다.

현실을 대변하는 글 속에서 나는 또다시 방황하기 시작한다. 뭔가 이상한 것이다.




# 예술은 다른 세상에 있다



더 이상 깊은 사유를 원치 않는다. 더 이상 위험한 감성을 원하지 않는다. 그저 또 다시 해내야 할 숙제가 되어 버리는 것처럼 가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도대체 예술가가 무엇인가...

원칙도 질서도 없는 흐트러짐 속에서 자유함을 느끼는 그 무엇이 아닌가...


이 세상과 다른 세상에서 만나는 인간의 감성의 극치의 단계이다. 미술작품을 보는 순간, 클래식을 들으며 감성들은 살아난다. 그리고 현실에서 벗어나 작품 안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쌓였던 모든 고뇌를 풀어 내린다.

예술은 현실과 다른 곳에 있었다. 현실을 예술화 하더라도 그곳은 현실이 아닌 다른 세상이었던 것이다.

나는 현실 속에서의 다른 세상을 창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 어려운 일이구나를 깨닫는다. 좀 더 깊은 사유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구나를 깨닫는다.

현실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지금 그 작업은 더 어렵게 느껴진다. 현실을 우주 멀리에서 보아야 하는데 옆에서 보고 있으니 말이다. 철학은 내 현실에 있다. 예술은 다른 세상에 있다. 그 다른 세상에 가기를 원한다.

나의 글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