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과 나의 삶은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지만 특히나 큰 변화는 내가 회사에 가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우선은 차를 끌고(회사 근처 교회에 무료주차) 가게 되면서 환승해서 출근해야 했던 고단함을 끝내고 카풀하게 된 언니를 먼저 만난다.
언니는 매일 아침마다 은평차고지 입구에 약 십오 분가량이 넘는 정체현상에 분노하면서 매일 아침을 시작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매일 편안한 얼굴로 만나 나의 쉴 새 없는 수다에 맞장구를 치다가 사무실에 도착한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나의 사랑하는 센터장님과 실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시고 또 직장 동료인 언니들이 와서 어제의 자식들의 이야기와 매출 이야기로 빵이나 김밥을 먹으며 도란도란 앉아있다. 계속 글에 써왔지만 내가 만난 직장 분위기 중에 단연코 최고의 분위기다.
나와 같이 다니는 언니는 나와 성향이 비슷한 칼퇴 스타일이다. 내가 만나온 분들 중에 마인드 컨트롤의 최강자이며, 출퇴근 차에서 마인드 컨트롤 강의를 원포인트 레슨으로 받고 있다. 텔레마케터 10년 경력이 넘은 언니는 금쪽같은 노하우를 전수해주기도 한다. 정말 감사한 만남이다.
천주교인이며 순수한 눈을 가진 가장 나이 많은 언니는 투잡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수입도 만만치 않은데 아이스크림가게를 하고 있으며, 식당 한쪽에 붕어빵도 제법 된다며 한 번은 깜박 잊고 은행에 가지 못했다며 어이없어하며 돈뭉치를 보여주셨다. 우리는 뜬금없는 돈 자랑에 신나게 웃었다.
그런데 건강이 나쁘셔서 걱정이다. 우리 사무실에 직원들은 연령대가 높은 만큼 건강이 한 군데씩은 문제가 있다. 매달 단연 탑인 한 분은 디스크 수술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제 오픈한 회사의 분위기가 중요하다면서 쉬지 않고 아파하면서도 출근하였다. 물론 일 욕심도 굉장한 언니이다.
또 한 언니도 방광염으로 몸을 무리하면 계속 힘들어하면서도 5시 퇴근 시간을 훌쩍 넘겨 7시까지 근무하신다. 덕분에 그 언니의 사과(실적 개수)는 주렁주렁 열렸다. 너무 많아서 셈하기도 싫다.
온순한 성정을 가진 남자 직원은 워라벨인데 스킨스쿠버 강사이기도 하다. 5시 칼퇴 파이다.
꼴등 부류에 속한 나는 언니들의 실적을 보면 대단하지만 건강이 항상 안쓰럽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은 나는 체력이 약할 뿐이어서, 한 번씩 몸이 힘들 때도 힘이 드는데 매일 아프다는 고통을 얼마나 힘들까 싶다. 특히 두통을 많이 느끼시는 투잡 하는 언니가 가장 걱정이 된다.
최근 나는 조금 더 많은 실적을 하기 위해 몰입과 집중을 하면서, 조금 욕심을 내었다가 마인드가 무너져 버렸다. 진행했던 계약이 무너졌는데 일을 하고 싶지 않고 퇴근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그 건은 유달리 충격파가 컸다. 점심도 먹지 않고 탕비실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너무 무리한 욕심을 부렸을뿐더러, 고객을 집착했던 원인이었고 가장 밑바닥에 있는 감정선을 심하게 건드린 것이다.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이런 감정상태가 오는 것을 느끼면서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방법과 이 스트레스를 벗어날 방법을 생각하였다.
일단 언니들한테 충분한 위로 주사를 맞았다. 너무 잘하고 있다는 칭찬의 수액을 맞았다. 또한 그럴 때도 있어야 한다며 어떻게 감정을 매일 억누르고만 살 수 있냐고 했다. 열심히 하면 힘이 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너무 과도하게 힘을 내었던 것이다.
실적이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욕심을 과도하게 부린 원인이 금세 파악이 되었다. 적당한 목표는 나를 대충이라는 게으름에서 벗어나게 하지만, 한 고객에 대한 과도한 몰입은 감정이 들어가면서 평정심이 무너지게 되는 것임을 깨달았다.
또한 나의 실력이 큰 스케일은 아직 시기 상조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가능하겠구나 라는 생각도 한편으로는 들었다. 그렇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이다. 스트레스를 벗어날 방법은 조용히 헤드셋을 내려놓고, 실장님에게 잠깐 외출을 허락받아 바람을 좀 쐬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기 좋아하는 나를 긍정마인드라고 좋아하던 동료들이, 다운된 감정에 놀라 위로와 걱정을 해주셨다.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참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었다.
우리 조직은 전체 목표를 중요시한다. 개인 목표도 중요하지만 전체가 잘 되어야 한다는 팀워크를 가지고 있다. 세일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서로 소중하고 사랑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큰 차이인지 아는 사람은 안다.
서로에게 뜨거운 마음이 있는 것이다. 동료가 힘들면 나도 걱정되고 동료가 아프면 나도 마음이 아픈, 그런 관계 속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어떤 마음인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시기, 질투가 없는 회사인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의 단점을 인정하고 안쓰럽게 바라보는 사랑은 출근하고 싶게 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의 리더는 목회자의 자녀이고, 60% 이상이 크리스천이다. 그 원인은 가장 크다고 분석된다. 기본적으로 크리스천은 서로 사랑하라라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 자기가 좀 더 나누는 것에 아까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분 좋아하기도 한다. 선물을 받을 때보다 선물을 줄 때 기분 좋은 느낌 말이다. 그러면 받은 사람들은 잊지 않고 다른 가진 것을 나눈다.
서로에 대하여 험담하지 않는다. 오히려 걱정한다. 서로를 위해 기도도 한다. 나는 우리 조직이 자랑스럽고 자랑하고 싶다. 본부장님도 우리 센터가 팀워크가 최고라고 칭찬하셨으며, 신생센터가 1등이 되어 버린 이유 중 하나를 꼽았다. 나는 그로 인해 성서의 말씀이 진리임을 느낀다. 서로 사랑하라가 이루어진 곳이 얼마나 천국 같은 곳이 되는 지를 말이다. 이 자본주의의 한 복판에서도 천국은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