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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el Aug 12. 2023

조급함에 대한 소고



 

인간의 어떤 열등감은 그것으로 발전을 이루는 원동력으로 작용하지만,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지점에서는 그 열등감은 발목을 잡고 만다. 그리하여 더 나은 세계로 도약을 어렵게 하여 방황이 시작되며 혼돈은 기존 자신의 정신세계를 부수고 다시 재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하게도 하고, 더 나은 단계로 도약하지 못하고 멈추기도 한다.



파괴라는 것은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며 자신을 부정하는 것은 뭔가 우주에 미아가 된 듯한 극심한 공포감을 낳기 때문이다. 휴식기라는 것은 그래서 꼭 필요하다. 고도의 정신 집중의 시기이기 때문에 내게는 다른 무엇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사실상 내게는 불가능한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열등감의 한가지는 조급함이었으며 그것은 나를 발전시키는 가장 큰 힘이자 나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이었다. 장점의 이유로 저지하는 것을 합리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엇인가에 대한 파괴는 그것이 나에게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는 아주 쉬운 방법이지만 인간의 삶에 절대적인 악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동전의 양면, 양날의 검과 같이 자칫 나의 가장 큰 동력이 망가질 것에 대한 우려감이 무의식 속에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생에서 때가 되었다는 것은 더 이상 빠르다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 때가 왔다는 것을 느꼈을 지금이므로 그 지금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빠름으로 인한 소기의 목적이 달성되었을 때, 어떤 한 지점에 이르렀을 때이다. 의식주의 안정과 직장의 안정과 사역의 안정이 되어 더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현재의 나로서는 빠름으로는 다른 차원의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정체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조급함이라는 것은 내가 원하는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황과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는 문제를 낳는다. 또한 변화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는 많은 문제를 보지 못한다. 물론 아름다운 풍경들도 놓치고 여유라는 것도 잃어버려 왜 사는지도 모르고 그냥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달릴 뿐이다.



조급함이 과정을 무시하는 관점에서 시작되므로 먼저 과정을 내 삶에서 중요하게 인식하기로 하였다. 그러면 하루하루라는 과정이 너무나 알알이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대학에 합격하면 취업이나 사업을 준비하고 결혼을 준비하고 자녀계획을 세우고 자녀의 교육과 노후 준비가 뒤를 잇듯이 말이다.



인생은 어느 한 지점, 어느 한 목표, 한 결론은 늘 다른 한 지점과 다른 목표를 다시 부여 한다. 어찌 보면 외형적으로는 반복 같고 똑같은 형식을 갖고 있지만 그 속에 삶은 천차만별이며 모두 다른 창조자로서 살아가고 있다. 직장에서 매달 말일 실적의 결론도 다음날 다른 목표가 설정되어 리셋된다.



조급함은 과정을 무시하고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다. 또한 한 가지 자신의 목적에만 집중되어 다른 상황과 사람을 충분히 파악하고 고려하여서 진행하는 방식이 아닌 혼자만의 독립적인 방식으로 다른 상황을 맞추려 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불협화음이 자주 일어나고 있었고 그것이 나의 문제라는 생각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상황과 타인은 문제가 될 수 없다. 그것은 내가 바꿀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상황은 나에게 온 환경조건이며 인간은 자신의 고유한 성향을 지닌 존재이기에 문제라는 관점이 아니라 성향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바르다고 본다. 즉 이해하고 인정되는 고유 존재이다.



그래서 뭔가 성장하고 싶은 발전시키고 싶은 다른 차원으로 나아가고 싶을 때는 문제를 들여다보고 나를 바꿀 때 변화가 일어난다. 그래서 이전의 내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딛고 조금은 더 참을 수 있는 차분함을 갖고 싶어졌다.



인생에서 과정이라는 것은 인간의 삶 그 자체이다. 결론이라는 것은 인간의 삶에는 없다. 그저 끝이라는 죽음이 있을 뿐이기에 과정이라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인간의 삶의 카테고리이다. 그리고 과정에 얼마나 많은 지적, 영적 요소가 들어갈 수 있는가는 우주처럼 알 수 없는 창조의 영역에 가깝다.






조급함을 열정과 동일시 했었던 것도 같다. 또한 열정이 백 미터 달리기의 뜨거움이라고만 생각했던 것도 같다. 그런데 진짜 열정을 가진 사람은 따뜻함이 그대로 유지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그대로 유지하는 마라톤이 백 미터 달리기보다 훨씬 더 고도의 열정이라고 느낀다.



그런 관점으로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내용은 빠져있고 결과만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글을 쓰다 보니 나의 삶의 영역 한 공간들에서는 어느새 과정에 집중하는 포지션을 취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한 삶의 태도들이 정서적 안정을 향하고 나아가다가 어느 순간  이모든 것들의 총체적인 변화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전환이 일어나는 것일 것이다.



영화를 볼 때 결론을 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들어있는 내용들 속에서 나의 감흥이 만나고 어떤 모르는 경험을 간접 함으로써 지적영역이 넓어지고 깨달음의 영역이 넓어지며, 또한 삶을 살아가는 매일매일의 시간 속에서 점점 더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그 자체를 사랑하는 영역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인생의 어떤 상황속에서 이전과 전혀 다른 관점으로 다른 판단을 하게 되는 사람으로 바뀌게 된다.



조급함을 버리고 신중하고 섬세하게 한걸음 걸어가는 것이 인생이 요구하는 삶의 자세라는 생각이 든다. 열정의 온도를 길게 나누어 매일매일 따뜻하게 쓰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며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물론 순간순간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가 있다. 순간순간 빠르게 할 수 있고, 또한 신중하게 사려 깊게 사고 하는 둘 다를 가져야 하는데 한쪽면에만 치우쳐져 있었다는 소고의 시간이다.



사랑이라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질적 동력이다. 나를 사랑하면 나를 더 좋은 인간으로 만들고 싶고, 일을 사랑하면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영향이 되고 싶고, 인생을 사랑하게 되면 자신의 인생을 자기 나름의 생각과 목적이 반영된 삶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게 된다.



지금의 시대는 개개인의 자기 삶에 대한 생각과 철학을 만들어 나가며 그것을 자기 일이나 개인의 삶에 투영시키며 가는 시대인 듯하다. 그리고 그러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 빛이 나는 시대인 듯하다.

그것을 개성이라고도 하고 창조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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