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대한 생각은 나의 10대부터 50대가 시작되는 지금 까지 너무나 자주 바뀌었다. 아마도 가장 자주 바뀐 가치관 중의 하나일 것이다. 나의 10대는 비상식적이고 이질적인 비인권적 독재정치로 인한 민주화운동이 일어날때 사회에 대한 저항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 보았기 때문에 돈에 대한 부정적 관점도 가장 극단에 있을때였다.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저항심리가 있었다고 보여진다. 또한 완전한 세상이 분명 있으며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환상을 가졌던 그야말로 큰 뜻을 품었던 시간이었다.
20대에 구소련이 멸망하면서 사회주의가 쇠퇴하고 진보정치권에 머물던 나는 그 안에서조차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이 들끓고 있음에 절망하였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객관적인 사실이었는데 나는 너무 이상주의였으며 환상을 꿈꾸고 있었다고 결국 나의 관점의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 운동권 출신은 엘리트인데 비해 자신은 스펙이 부족한 상황이 결국 한계로 작용했으며 그 괴리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때는 자신을 유니크한 존재로 만들 힘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세상 속으로 들어온 나는 물질적으로는 아무것도 없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나는 당장 사회에서 정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성공을 향해 질주를 하였다. 세일즈를 통한 방법이 가장 나에게 적당했을 것이며 매일매일 4~5개의 미팅을 하고 상품에 대한 분석이나 새벽까지 일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연봉이 1억이 넘어가자 아파트를 구입하였고 아무도 없는 아파트에 홀로 앉아 허무함을 느꼈던 기억이 생생하다. 돈이 인생에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느꼈던 시기였다. 그 시기가 영원할 거라 착각하며 교만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때에 그 대가로 다시 부도를 맞이했다.
그 이유는 교만한 나머지 소비가 너무 커져 버렸으며 더 높은 바벨탑에 오르기 위해서 일산으로 상경하여 정착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부도의 원인은 초심을 잃고 너무 게을러져 버렸기 때문이다.
다시 나는 돈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며 인간에게 기초생활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인간 이하의 수준으로 삶이 떨어져 버린다는 것을 알게 되던 시간이었다.
이때 다시 돈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었다. 처음 20대에는 돈에 대하여 경멸하였고, 30대에는 돈을 숭배했으며, 40대에는 돈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그런데도 가장 내 인생에 충격적이었던 사건은 30대 후반 성공의 시작점에서 혼자 있는 그 순간에 말할 수 없는 공허함과 허탈함이 있기 때문에 더이상 돈이 전부가 될 수 없는 인생이 되었다. 이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세상은 돈이 전부인 가치관과 틀이 만들어져 있다. 그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종교뿐이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 세상에 최고의 가치관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관점과 종교의 공통적인 요소로 40대에서는 너무나 제대로 이해될 수 있었다.
성서에는 [ 풍부에 처할 줄도 알고 궁핍에 처할 줄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 라는 말이 이제야 나에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아! 이래서 인생이라는 것이 필요한 거라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의 상황이 되지 않고서는 자신이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 진리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한동안 돈에 대한 무감각으로 지냈다. 적당하게 일하고 워라밸을 즐기며 살고, 신앙생활 하며 살아가자는 관점이었다. 세상의 어떤 것에도 힘을 쓰지 않았고 귀찮기도 했고 생계 수단인 직업이 지겹기도 했고 그래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약간 허무주의에 빠져있기도 했던 것 같다.
지금 이 시기에는 가족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나를 알게 된 후로 연애나 결혼을 생각하면서 내 가족을 만날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필요한 준비는 생각보다 큰 변화를 요구했다. 내가 부족한 사람인데 다른 사람에게 나를 사랑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오히려 내가 더 많은 요소를 갖췄을 때 사랑을 책임질 수 있는 영역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연애를 포기하고 결혼을 포기하는 세대가 되어가는 것일 것이다. 나는 목표를 정하면서 그에 필요한 준비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외모나 나라는 정신적 존재를 성숙한 사람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에 한 가지를 변화시킨 것은 나의 직업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자는 목표가 생겼다는 것이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때보다 둘이 살아갈 때 더 많은 소비가 일어난다.
그 마음과 상황이 잘 맞물렸다. 지금은 좋은 조건의 회사에 입사하여 어느 정도 적응하게 된 1년이 다 되어가며 실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또한 목적 지향적인 나의 성향은 정말로 그 일을 열심히 고민하고 분석하고 전략을 세웠다. 그것은 다시 자신감을 세워주고 위로해 주었다.
일이 재밌어지는 신기한 일이 발생했다. 성취감과 급여가 준 효과였다. 그 에너지는 인간관계와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가져왔다. 더 열심히 청소하고 부지런해졌고 더 많이 웃게 되었다. 열심히 살아가는 자세가 루틴이 생겨난 것이다. 인간에게 일이란 생계 이상의 의미였다. 그것은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그 무엇이었다.
돈에 대한 나의 많은 방황과 고민들이 변화되어 오면서 정립된 관점은 돈은 인간에게 매우 꼭 필요하고 중요한 요소이며 행복의 요소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또한 그 돈에 미치지 않을 절제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보다 더 소중한 물질은 존재할 수 없다. 열심히 집중하고 몰입하되 결과에 대하여 미련을 갖지 않을것.
일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하는 힘. 그것이 절제이다.
만약 인간과 돈 이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인간을 선택할 수 있는 가치관을 따르고 있지 않는다면 인간은 외롭고 초라하게 혼자서 늙어갈 것이다.
나보다 돈을 더 좋아하는 사람을 사랑할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돈은 인간을 위해서 존재한다. 돈을 위해서 인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