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잤다.

강건너 불구경

by miel






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던 시기에는 늦게 자고 겨우 일어났다. 퇴근해서 몇 시간만에 자고 다시 일어나 출근하는 것이 이상했고 내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았다. 토요일에는 약속이 없는 것이 뭔가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었고 삶에 대한 불만족이 계속 일어났고 우울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있었는지 알길이 없어 더욱 열심히 살거나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였다. 시간이 가는 게 아까웠고 이루어 놓은 것은 없고 나이는 들어가는 것이 싱글인 나에게는 더욱 불안했었다.



이러한 시간들은 40대까지 계속 되었고 항상 불안했고, 항상 만족스럽지 않았으며, 이상은 높고 현실은 초라했다. 생각이 많은 성향은 대부분 이런 삶이 일상이었고, 단순한 성향은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들을 잊어버리려 하는 것이다. 그러한 시절을 지나왔다.






토요일 낮잠을 실컷 자고 일어나 늦은 아점을 먹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회사업무에 집중을 하게 되는 하루들이며 나의 의지와 무관한 정해진 루틴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시간들이다. 업무속에서 버겁지만 성장하고 진화되고 있음을 느낀다.



목표는 너무나 높아서 일상에서 생각하면 숨이 막히기 때문에 그저 소확행을 즐기며 살기로 했다. 성장하는 기쁨, 맛있는 점심을 먹는 기쁨, 소중한 직장 동료와 사소한 때로는 통찰에 대한 대화를 하는 기쁨 등등의 것들이다.



목표는 지금처럼 살아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므로 생각하거나 고민할 영역이 아니다. 목표를 너무 높게 설정하여서 그것의 10에 1만 이루어 지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삶을 사는 데 있어서는 아무런 문제는 없다. 목표는 삶의 활력과 원동력을 위한 동기부여일 뿐이다.







주일에는 최근에 맞게된 고등부 2학년 4반 10명과 마음을 나누고, 믿음의 동역자를 만나는 기쁨의 시간이다. 물론 고등학생들은 나에게 사랑을 주는 존재가 아니다. 내가 그들에게 사랑을 주는 시간이다.

내가 겪었던 존재와 삶에 대한 무수한 방황과 고뇌와 진로와 방향에 대한 것들을 나누는 시간이다.



인생에는 멘토가 있으면 지름길로 가게 된다. 만만치 않는 인생은 멘토가 있더라도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멘토가 없으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에는 냉혹함과 비정함 속에 숨어진 고귀한 삶의 의미들이 숨어있는 데 그것을 알기도 전에 삶의 고단함에 묻혀버릴 수 있는 것이 인생이라고 본다.



삶에 대하여 불안하고 조급하고 걱정이 많았던 것은 인생에 대한 잘못된 관점으로 살았기 때문이다. 바로 남과 비슷하게 살아야 한다는 관점이다. 그것은 나를 소중하게 대하지 않는 관점이다. 나의 감정과 성향을 무시한 채 모든 것을 남과 비교하며 외적인 것들을 맞추려고 발버둥을 치기 때문이다.






비교를 내려놓고 삶을 소중하게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삶을 바꾸기 시작했다. 물론 어느 정도 노력의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작은 집과 소중한 직장과 훌륭한 예배당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는 삶이 이루어졌다. 이제는 기쁨을 더 가득 채우기 위해 불안과 걱정과 염려를 내려놓았다.



하루하루 모든 순간에 기쁨을 느끼는 것들이 가득하다. 물론 고단한 순간들도 셋트이다. 기쁨은 고단함 속에 숨어있다. 몰디브에서 일년 이년을 살면 그곳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듯이 말이다.

인생은 결코 열심히 살아온 인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보약이 되어 삶을 성장시킨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관리와 자신의 삶을 가꾸어가다보면 어느 순간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는 때가 온다. 더 나아가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겠지만, 나는 지금 이제 멈추고 더 많은 욕심은 내려놓고 즐거움과 기쁨을 누리며 살자라는 직감이 왔다. 그것이 50이라는 나이에 왔으며 지금은 어느 것에도 휘둘리고 싶지 않다.



아무리 중요하고 소중한 돈이나 사랑이라 할지라도 마음마져 내려놓고 살아간다. 그것은 정성을 들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사랑하면 된다는 진리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깨닫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실제로 그러한 삶을 살게 되었다. 수많은 인생의 고단함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결과이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이제는 강건너 불구경이다.

본질적으로 나에게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일어나는 일은 시간이 지나면 잠잠하게 지나가기 때문이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요한복음 8장3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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