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는 거칠 것 없이 나의 생각은 가장 좋은 생각이었고, 그외에 다른 생각이 없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은 모두 적어도 나와 맞지 않았고, 나와 다른 차원에 있는 사람과 대화는 너무도 힘든 숙제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는 만나거나 대화를 나누는 것을 멈추게 되었다.
왜냐하면 일상적인 대화는 시간이 사라지듯 바람처럼 사라지는 먼지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너무나 많은 알 수 없는 세상에 대한 무겁고 힘든 고민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세상은 왜 이렇게 악한 뉴스뿐일까. 무슨 일을 해야할 것인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미래는 보이지 않았고,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던 치기어린 객기가 가득차 있던 불완전하고 럭비공같은 마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세상을 가지고 사는 인간에게 선과 악이 존재하는 것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었으며,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 없었다.
덕분에 나의 삶은 방황의 연속이었다.
그런 고뇌의 시간이 40대말까지 지속되었으니 인생의 반을 고뇌로 시간을 보냈다.
고뇌의 시간이 흘렀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가...
나는 굳이 왜 그토록 괴로운 정신적 고민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것일까.
경제적안정이 되었던 때는 정서적 안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정서적 안정이 되었을때는 경제적 안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행복이라는 것은 경제적, 정서적, 영적인 영역 모두가 안정이 되어야 이루어지는 것인것 같았다.
그래서 세가지가 이뤄어지기 위해 실패의 반복과 몇십년이라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런데 그것이 너무 오래걸렸다.
평범하지 않은 성향으로 특이한 길을 시작했고 또한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인생의 본질적인 지점까지 해석되지 않으면 한발도 나가지 못하는 자신의 성향으로 인해 시간은 더욱 오래 더디게 걸리었다.
시간이 지나 지금은 그때의 생각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우선 세상은 문제가 많아서 문제가 아니라, 문제가 있지만 세상 자체는 모두의 뜨거운 노력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자인 사람도 선한 사람이 있고, 가난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있다는 것도 알았다.
또 세상은 욕심으로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성실로 성취되어진다는 것을 알았으며, 그때부터 인생이 뜻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것에 대한 인정을 하게 된다.
또한 반대나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해서 지구가 곧 멸망하지도 않고, 오히려 틀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각각의 성향들이 모여 다양한 무지개빛을 내고 있었으며 그 모든 생각을 내가 경험 해 볼 수가 없어 오히려 간접경험이 되기도 하였다.
그래도 경험치라는 것은 결국 가장 귀한 자산이 되어 결국 원하는 삶으로 인도하였고 삶을 유지 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일상적인 대화를 위해 약속을 정하고 시간을 내서, 외출을 하는 것을 아직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직장생활로 인한 업무외에는 전화통화도 잘 하지 않는 내향형 극 I 형이다.
그냥 그런 인간인 것이다.
삶의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철학과 인문학적으로 사고하며,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속에서 사람의 심리를 들여다보고 분석하고 대안을 세우며 살아간다. 그런 삶은 인생이 흐르는 데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삶을 만나는 인생의 마이웨이가 이루어진다.
또한 직장생활의 열정과 연애는 완전히 반대적인 개념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이제는 알게 되었다.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의 차이처럼 말이다.
물론 여전히 아직도 진행중인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은 많은 시행착오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시행착오가 없는 발전은 있을 수 없으며, 20대의 치기어린 객기도 지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열린 마인드의 사고방식은 사고방식의 한계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지금은 나의 사고방식으로만 만들어진 인생이기 때문에
더 좋은 대안과 계획을 알고 있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 좋은 대안, 더 좋은 사고와 관점.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맨다.
이 태도는 나를 더 좋은 삶을 만들어주었다.
단지.
나라는 사람이 어떤 성향이고, 어떤 기질이며, 어떤 인격을 가지고 있는 지를 알았으며,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고치려 노력하고, 그것에 맞게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고, 그렇게 만들어져 온 삶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제 세상을 떠날때 아주 행복한 여행이었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세상은 더욱 어울리는 행복을 만들면서 살아갈 생각을 한다. 인생은 참 멋진 미술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