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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Jan 22. 2022

나를 위해 하루 한 시간

나에게 건네는 늦은 당부


무거운 눈꺼풀을 걷어올리며 집을 나설 준비를 한다. 새벽바람이 차다, 아니 춥다. 현관문을 나서기 무섭게 후회가 밀려온다. 괜한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닐까, 따뜻한 봄이 되면 시작할 걸 그랬나? 많은 생각을 누르며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래, 일단 가보자.



아침 6시, 도봉산 둘레길을 1시간 걷고 출근하기로 마음먹었다.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무거운 몸을 일으켜본다. 일단 일어나는 것이 숙제다. 늦은 시간에 잠드는 것을 고쳐보기로 했다.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느끼며 스스로 변해보고자 결심을 했지만, 얼마나 실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일이기에 조금 기대를 하며 잘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루 한 시간 온전히 나를 위해 써보기로 하자. 건강한 몸과 즐거운 마음으로 살기 위해 운동은 꼭 필요한 일이니까.







새벽바람을 맞으며 걷는 길은 밝음보다 어둠이 더 짙다. 가로등이 있는 곳을 제외하면 사방이 어둠이다. 가로등 불빛을 지나  어둠 속을 지나더라도 날이 밝기까지는 계속된 어둠과 함께 해야 한다. 어둠 속을 걷는 기분은 긴장의 연속이다. 혹시라도 산짐승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발을 잘못 디딜까 조심스럽기도 하다.



랜턴을 비추며 눈앞만을 살피며 걷는 길, 시야가 좁다. 걷는 내내 답답함이 함께 따라오지만, 참고 견디고 나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조금씩 어둠이 걷히고 눈앞에 보이는 모습이 더 멀리 보이고 랜턴을 켜지 않아도 걸을 수 있을 만큼, 서서히 어둠이 걷힌다.



시간이 흐르고 어둠이 걷히는 만큼 긴장감도 풀린다. 더 멀리까지 시야가 넓어지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은 자유롭고 가벼운 발걸음이 되어 경쾌하다.  새벽 찬바람에 눈이 시리고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찬 기온이 만나 머리에 고드름이 맺힌다.  그 모습을 보며 집을 나설 때의 힘든 기분은 사라지고 뿌듯한 마음을 안고 돌아간다.







새해는 부실해진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한 해를 보내자. 지친 몸을 만든 것은 나의 잘못이다. 진작에 챙기며 살아야 했다. 이제라도, 보살피며 다독이며 건강한 몸으로 만들어보자. 새해가 밝았다. 별 감흥 없이 맞이한 새해지만, 한 해가 지난 후에는 후회 없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새해는 나의 소망을 이루는 한 해를 보내자. 배움의 시간을 늘리고 실천하는 시간을 쌓으며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지자. 읽고 쓰는 시간에 충실하자. 시간이 쌓일수록 감성 충만하고 공감되는 글이 쌓일 수 있도록 하자.



새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자. 건강한 몸으로 하고 싶은 일, 해보고 싶은 일을 도전하며 실천할 수 있도록 스스로 정한 약속을 충실히 지키는 한 해를 보내자.



새해가 되면, 타인에게 보내는 인사는 인심이 후하다.  나에게 건네지 못한 새해 인사를 당부의 글로 대신하고 싶다. 어둠을 뚫고 걷는 새벽시간은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이다.  하루 한 시간 온전히 나를 위해 쌓으며 시간의 힘을 믿어보자. 어둠이 걷히고 나면 밝은 해가 떠오른다는 것을. @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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