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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Jan 25. 2022

봉산이 사랑

매일 만나는 도봉산


작심삼일은 지났다.  주말도 잘 넘겼다. 일단 첫 고비는 넘긴 것인가?  출근 전에 도봉산 둘레길을 한 시간 걷기로 마음먹은 지 보름이 지났다. 늦은 밤까지 잠을 못 자는 습관을 고쳐보기로 마음먹고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날 텐데 오래된 습관은 일찍 잠드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몸에 밴 습관으로 일찍 일어나는 것은 문제가 없었으나 이른 시간 산에 올라 둘레길을 걷고 난 후에는 오후 시간에 피곤이 몰려왔다. 낮 시간의 피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일찍 자는 것이 상책일 텐데, 여전히 잠드는 것은 쉽지 않다.



나를 바꿔보고 싶은 생각으로 바꾸고자 노력하는 시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하루 한 시간, 출근하기 전에 실천하기로 했다. 하루의 시작이 한 시간 빨라지면  어떤 변화를 맛볼 수 있을까?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아직 어두운 시간이다. 어둠 속에서 느껴지는 찬바람이 상쾌함으로 다가온다. 깜깜한 산속을 오르며 주변을 살핀다. 어둠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그 두려움보다 더 크게 와닿는 새벽 공기의 느낌이 좋다.



이른 시간, 누가 찾아올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그 시간에도 가게 문을 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부지런함이 존경스럽다. 날마다 같은 길을 걷다 보면 비슷한 장소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다가 시간이 조금 달라져서 내가 조금 더 가거나 그들이 좀 더 오거나 하더라도 반갑다. 짧은 아침인사 한마디로 큰 힘을 주고받는 기분이 든다.



새롭게 만난 아침 풍경에 늘 만나던 사람을 만나지 못하거나, 매일 문을 열던 가게가 문이 닫혀있으면 그들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아는 사이도 아니면서 같은 시간을 함께 한다는 생각에  오고 가며 정이 쌓인 걸까? 남들이 활동하지 않는 시간에 만나는 모든 순간이 특별함으로 다가오나 보다.








생각은 몸을 움직이게 한다.

몸은 생각을 따라 움직인다.


움직이는 몸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모든 세포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좋다.



건강하게 회복된 몸을 만들어보고 싶은 한 해다. 체력을 기르고 튼튼해진 몸으로 예전의 활력을 다시 찾고 싶다. 평소에 하지 않던 일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일찍 자는 것도, 일찍 일어나는 것도 힘들다. 그래도 아직은 잘 지켜지고 있다. 어둠을 뚫고  걷다가 저 멀리 산 너머에 붉은 기운이 느껴질 때면 아침이 밝아오는 느낌을 받는다. 새벽 기운을 받는 하루의 시작이 새롭다.



강추위가 계속되어도 주저앉지 않고 새벽바람을 맞으러 나서는 내가 기특하다.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며  포기하지 말자고 다짐하기도 한다. 한 시간이 모여 한 달이 되고, 차곡차곡 쌓여 1년이 지나면 분명 변해있을 내 모습을 상상하며 오늘도 힘을 낸다. 날마다 만나는 봉산이에게 푹 빠져보자, 내 사랑 도봉산. @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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