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미 생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미 Jan 08. 2022

오래된 습관을 버려야 할 때

더 늦기전에


밤 12시, 잘 시간이다. 아니 자야 할 시간이다. 자리에 누워 눈을 감는다. 한 시간이 지나도 잠이 들 기미가 안 보인다. 그 후로도 계속 뒤척이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게 잠이 든다. 날마다 반복되는 잠들기와의 겨루기에서 매번 지고 만다. 늦게 자는 오래된 습관을 어찌 이기랴.



젊은 시절에는 밤을 새우는 일도 많았다. 업무적으로 바쁜 시기가 되면 밤을 새우며 일하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었다. 단기간에 많은 일을 해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빠듯한 시간을 보충하는 방법은 잠자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었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업무적인 일 외에도  시간을 그냥 보내기 아까워서 늦게까지 잠자는 것을 포기한 적도 많았다.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 아닐까. 나이 들고 보니 늦게 자는 습관이 고쳐지지 않아 고생스러운 요즘이다. 이제는 버려야 할 습관이라는 것을 알지만 오래된 습관을 버리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아침 일찍, 아니 새벽에 일어나 활동하는 미라클 모닝이 유행이다. 언젠가부터 붐이 일더니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모두가 잠든 새벽시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을 안다. 늦은 시간에 잠들면서도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늦은 시간에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해야 되니 또 하게 되더라.



새벽에 일어나서 많은 아파트 창문 중에 몇 집 되지 않은 곳에 불이 켜져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묘한 기분을 느꼈었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나와 같은 시간을 누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반갑기도 했고 나 아닌 다른 사람도 부지런한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새벽형 인간, 저녁형 인간을 분류하며 성향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굳이 나누자면 나는 저녁형 인간이었다. 자는 시간이 4시간을 넘지 않았던 시절에는 미처 몰랐다. 늦게 자는 습관이 나이 들어서 이렇게 힘들게 할 줄을. 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던 젊은 시절의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잠자는 시간이 부족하면 반드시 몸에 이상반응이 나타난다는 것을 몰랐다. 잠을 적게 자고도 활동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며 잠자는 시간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땐 젊었으니까. 잠자는 시간이 적어도 숙면을 취하면 괜찮다고 하지만 그것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듣는다. 건강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게 되니 주변에서 그런 말을 자주 한다. 맞는 말이다. 가장 크게 와닿는 말은 잘 자야 한다는 것이다.  잘 자는 사람이 부럽다. 머리만 대면 잠이 든다는 사람들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잘 자기 위해서 커피를 줄이고 따뜻한 우유를 마시기도 하고 휴대폰을 멀리해보기도 했다. 억지로 잠을 자려고 하는 시간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아서 그냥 일찍 잠들기를 포기하기도 한다. 오래되고 잘못된 습관은 고질병으로 남는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이제는 모두가 잠들 때 혼자 잠들지 못하는 시간이 괴롭다.



나이 듦과 함께 몸의 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잠자는 시간은 몸의 모든 기능이 회복되는 시간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이제는 오래된 습관을 버려야 할 때다. 더 늦기 전에. @단미          




매거진의 이전글 느슨해진 다짐일지라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