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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Jan 06. 2022

느슨해진 다짐일지라도

쌓여있는 책 좀 읽자.


갈수록 뭔가를 꼭 해내겠다는 마음보다 하고 싶은 것들을 그저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많아짐을 느낀다. 아쉬움도 담겨있지만 포기하는 마음이 더 크다는 것을 느낄 때면 기분이 언짢아지기도 한다. 꿈과 희망을 가지는 일에 나이는 상관없다고 하지만 몸과 마음은 이미 나이를 세고 있는 듯하다.



감정이 무뎌지는 것도 다짐이 느슨해지는 것도 분명 나이와 상관이 있을 것이다. 열정이 사라지는 것도 관심사가 줄어드는 것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많은 차이가 있음을 스스로 느끼게 되면서 아니라고 우기지 못하겠다.



새해 계획이랄까 다짐이랄까, 수시로 즐겁게 하고 자주 웃으며 마음은 가볍게 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젊은 시절의 생각과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새해를 맞으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렇다고 대단한 것을 계획하고 실천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것을 생각해야 한다.








지난 한 해, 많은 일을 겪으면서도 놓지 않은 일이 있었다. 바로 글쓰기다. 글벗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처음보다 쓰는 시간이 쌓일수록 묵은 감정은 해소되고 마음은 정화되는 느낌을 받으며 홀가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쓰는 시간이 조금씩 더 늘어날수록 글쓰기는 어려워지고 답답함을 느꼈다. 묵은 감정은 해소되었으나 글쓰기가 쉽게 되지 않으니 마음은 다시 무거워지고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어느 순간 꽉 막혀서 써지지 않을 때는 그 답답함을 풀길이 없어서 속상한 마음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 쓰는 것이 좋은 것이다. 생각이 글이 되어주는 순간 행복한 것이다. 읽어주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쓰는 것으로 만족스러운 것이다.








글 쓰는 시간이 행복하다. 수시로 글을 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술술 써지는 글을 보며 자주 웃고 싶다. 생각하는 것들을 글로 쓰며 마음에 담아두는 일 없이 홀가분하고 가볍게 살아가고 싶다. 이렇게 소중한 행복을 지키며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글을 쓰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가지고 있는 생각이 바닥을 보인다는 것이 아닐까, 일상이 글이 되는 삶을 원하면서 글이 될 수 있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좀 더 나은 글쓰기를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어지러운 일상에서 그동안 멀리했던 책과 많이 친해져야겠다.



한동안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서 책을 보고 있어도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읽는 시간이 쌓이는 만큼  쓰는 행복이 늘어날 것을 안다. 마음만 가득해서 쌓아둔 책과 만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겠다. 굳센 다짐은 못하더라도 천천히 끝까지 가보자고 다짐해 본다. 느슨해진 다짐일지라도 핑계 대지 말자고. @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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