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가 되었다. 젊은 날에 생각하기를 50대의 나이가 되면 나이 든 어른이겠지, 생각했다. 막상 50대가 되고 보니 아직도 젊은 나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젊은 시절에 알지 못했던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50대가 되어서 알게 되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나이를 표현하는 숫자는 변했어도 마음은 여전하다. 마음은 뭐든지 할 수 있을 거 같고 몸은 마음대로 다 따라줄 거 같았다. 하지만 40대와 50대의 현실은 같은 듯 많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50대가 되면서 가장 큰 변화는 감정이었다. 내 마음을 맘대로 조절하기 힘든 감정의 변화는 당황스럽고 적응하기 힘든 일이었다. 마치, 50대가 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40대까지 느끼지 못했던 휘몰아치는 감정을 다독이느라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 느껴본 낯선 감정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감정의 변화로 마음이 힘들어질 때 몸 건강에도 변화가 생기는 나이가 50대더라. 주변을 챙기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한 세월에 대한 보상이 아픔이라니, 서글픔을 안겨준 변화였다. 내가 아프면 다 필요 없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하게 되고 그동안 돌보지 않는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나기도 했다.
친구가 최고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지난날이 의미 없이 다가오기도 한다. 내 몸에 찾아온 변화에 적응하기도 힘든데 부모님의 건강까지 챙겨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나도 아픈데, 보살핌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여있는데 누군가를 보살펴야 하는 현실은 마음까지 지치게 한다.
매 순간 어려움이 존재하는 직장생활을 포기하지 않으며 오랜 세월 몰두했던 돈벌이는 무엇을 남겼는지 돌아보게 된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부자가 되지도 못하면서 그 힘든 시간을 견뎌내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돌아보며 나의 위치를 확인하게 된다.
결국, 마음은 텅 비게 되고 몸은 여기저기 아프다고 아우성치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 늘어나게 되면서 비로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시기, 나에게 50대는 그렇게 다가왔다.
40대를 보내고 50대를 맞이하면서 출렁거리는 감정변화만큼 생각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생각이 다 틀린 것은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요동치는 감정으로 맞이한 50대의 생각들을 모아 글로 적으니 한 권의 책이 되었다.
끄적끄적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점점 글쓰기에 대해 욕심이 생겼다. 공저로 책을 내고 보니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써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글을 쓰기 전에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을 꿈꾸게 되고 도전하면서 결국 이루어냈다. 《여자 오십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는 그렇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나의 글이 책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어느 한 곳, 어느 한 사람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도전하였다. 꿈을 꾸고 도전하는 삶은 50대가 되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글을 쓰지 않았으면, 이 또한 경험하지 못했을 일이다. 글을 쓰며 꿈같이 좋은 일을 경험하는 중이다. 글쓰기를 실천하는 나를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