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사평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나는 여느때와 같이 자리에 앉자마자 핸드폰을 들여다 보았다.
그런데 잠시후
"저희 개는 사람을 무서워 해요~"
조용한 지하철 안에서
살짝 겁먹은 앳된 목소리에
소리가 나는 쪽으로 눈을 돌렸다
60대 후반정도 되보이는 아주머니가
여학생들의 안고있는 강아지를 기습적으로 만지려 했나보다.
아이들은 놀라서 최대한 방어를 한거구
아주니는 모직모자에 털이달린 연회색 코트를 입으셨다.전체적으로 깨끗한 편이였다
그런데 그 추운날 바지를 무릎끝까지 걷어 붙인것이
더워서 그랫다 하기엔 조금 기이해 보였다.
아주머니는 애들에게 거절을 당하자
맞은편 본인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본인의 가방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뒤지시더니
신용카드를 비롯한 신분증 장애인카드등 여러가지 카드를 의자위에 나열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에 옆사람들은 하나둘씩 다른 자리로 옮겨갔다.
아주머니는 의자에서 내려와 의자를 책상삼듯이 팔을 의자에 걸치시고 쭈그려 앉았다.
그러고는 갑자기 팔에 얼굴을 묻고는
큰소리로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때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학생이
아주머니 옆으로 뛰어가 같이 쭈그려 앉더니
" 괜찮으세요?" 라고 묻는 것이었다.
나는 무서웠다.
학생이 아주머니로부터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됬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머니는 큰소리로
"나는 괜찮은데 왜자꾸 괜찮냐고 물어보지?!!""
라고 소리를 뻭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학생은 튕겨지듯이 뒤로 주춤했고 눈동자는 매우 당황하여 흔들리는듯 했다.
그순간
지하철 문이 열리고
나도 학생도 같이 내렸다
학생이 겁먹고 상처 받았을거 같아 매우 안스러웠다.
그리고 본인이 베푼 선의에 예상치못한 반응이 민망할 것도 같아
그냥 그친구를 달래주고 싶었다.
아니 놀란 가슴을 그냥 조금이라도 진정 시켜 주고 싶었다.
대학교때 용산역을 지날때 였다.
지하철을 타려고 4호선 지하도를 내려가는 중이였는데
조금 정신적으로 아파보이는 아가씨가 사람들을 잡고는
길을 물어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 여자가 내미는 종이를 보고
모두 모른다했고
곧이어 내게도 다가와 종이를 내밀며 길을 가르쳐 달라 했다.
그런데 그 종이에는 00 교회 라고 적혀 있었는데
나도 그곳을 몰랐다
잘 모르겟다며 가려고 햇더니
그여자가 나를 따라와서 내 팔을 엄청 쎄게 꼬집고 비트는 것이엇다.
그것도 정말 정말 아프게..
그때당시 아픈지도 몰랐다. 그냥 놀라고 무서웠다.
심장이 거의 반나절은 계속 뛰엇던거 같다.
더럽고 나쁜 기분은 하루종일 유지 됬음은 말할것도 없었다.
그 이후로는 보호자 없이 다니는 아파보이는 사람들은
가급적 피해다닌다.
예수님의 복음서에 누가 나의 진정한 이웃이냐는 물음에
선한 사마리아인의 예를 드는 구절이 있다.
강도를 만나 발가볏겨지고 쓰러져있는 유대인을 구하는 사마리아인..
글을 읽을때는 나도 이런 사람이 되어야지 라고
결심을 하게 되는데
현실은 변수가 너무나도 많아
실행하기에는 정말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아주머니를 도와주려했던 착한 여학생은
나와 동네에 사는지 종착역이 같았다.
그역엔 같은 칸에서 나와 그친구만 내렸다.
나는 그친구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 학생 괜찮으세요?아까 그아주머니 계속 이상했어요,,
학생 걱정 되서....학생 진짜 용감하더라~"
" 아~~ 그 아주머니가 혹시 아프시면 어쩌나 해서 도와 드리려 했어요"
평소 오지랖을 넘넘 싫어하는 나지만
그날은 나도 참 뭔가 하고 싶었다.
조금 쑥스러워 " 잘 들어가요~" 라는 인사와 함께
에스컬레이터 계단을 빠르게 올라 역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