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랑도레미별 최고의 컵케이크 장인
휴업 안내.
오늘은 개인 사정으로 가게를 쉽니다.
단단한 싸락눈이 날리던 어느 추운 겨울날, ‘릴리 할머니 과자점’에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어요.
‘릴리 할머니 과자점’의 주인, 릴리 할머니는 말랑도레미별에서 가장 유명한 컵케이크 장인이었어요.
릴리 할머니가 만든 컵케이크는 알록달록 앙증맞은 겉모습뿐만 아니라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죠.
또한 그녀만의 노하우로 만든 버터크림은 장안의 화제였어요. 시간이 지나도 허물어지지 않는 단단한 버터크림 덕에, 먼 거리를 배달해도 아름다운 모양을 유지하는 컵케이크로 더욱 유명세를 탔죠.
“릴리 할머니, 오늘은 컵케이크 주문이 안 되나요?”
아쉬움 가득한 채 묻는 아가씨 손님에게 릴리 할머니가 해줄 수 있는 대답은 하나였어요.
“미안하구려. 오늘은 아쉽지만 휴업이라네.”
릴리 할머니가 줄지어 오는 손님을 마다하고 가게 문을 닫은 건 오늘 중요한 손님이 찾아오기 때문이었어요.
* * *
‘딩동’
반가운 초인종 소리와 함께, 릴리 할머니가 하루 종일 기다리던 꼬마 손님이 찾아왔어요.
“할무니이!”
‘릴리 할머니 과자점’의 역사를 대변하는 오래된 나무 문 앞에는 한 소녀와 소녀의 부모님이 서 있었어요.
소녀는 문이 열리자마자 뒷꿈치를 바짝 들고 릴리 할머니를 불렀어요.
“아이구, 우리 보물이 왔구나!”
한 손에 곰 인형을 꽉 쥔 채 릴리 할머니 품에 폭 안긴 소녀는 릴리 할머니의 손녀 루나였어요.
릴리 할머니는 반가운 기색을 숨길 수가 없었어요. 차가운 겨울바람에 코와 두 뺨이 잔뜩 붉어진 루나는 연신 볼을 비비며 릴리 할머니 품으로 파고들었어요.
“보고 싶었어요! 할무니.”
할머니를 올려다보며 방긋 웃는 루나 뒤엔 릴리 할머니의 딸, 데이지 부부가 서 있었어요.
“엄마, 우리 왔어요.”
“어서 오려무나. 자네도 잘 왔네.”
오랜만에 찾아온 딸 내외와 손녀 덕에 릴리 할머니 입가엔 방긋 미소가 피어올랐어요.
“자, 어서 들어가자꾸나. 할머니가 마침 우리 루나에게 주려고 컵케이크를 만들고 있었단다.”
“와! 할무니 최고!”
릴리 할머니는 마침 부엌에 있다가 막 뛰어온 듯, 머리를 질끈 올려 묶고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백합이 수놓인 앞치마를 입고 있었죠.
릴리 할머니는 달콤한 컵케이크를 먹을 생각에 연신 엄지를 치켜드는 루나 손을 잡고 부엌으로 향했어요.
루나는 식탁 한켠에 앉아 릴리 할머니가 막 구운 컵케이크를 오븐에서 꺼내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어요.
“루나, 오븐에서 막 꺼낸 컵케이크는 뜨거우니 조심하려무나.”
릴리 할머니는 루나가 다칠 새라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어요.
“네 할무니. 뜨거우니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