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여배우가 있었어? - 찬실이는 복도 많지

필름 드로잉

by 은채

'우리나라에 이런 여배우가 있었어?'

'소공녀'의 여주인공 이솜만큼이나 나를 놀라게 한 배우 강말금. 신기하게도 그녀의 사투리는 사투리를 잘 못알아듣는 내 귀에 쏙쏙 꽂혔다. 연기인지 다큐인지 알 수 없는 강말금 배우의 자연스러움 때문에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낄낄거렸다.

한 겨울에 하얀 속옷 차림으로 다니는 장국영 귀신과 감당 못할 백치미를 지닌 여배우, 훈훈한 분위기의 과외 선생님, 비쩍 마른 시골 노인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배우 윤여정과 톡 쏘는 얄미운 말투를 캐릭터로 잘 살린 최화정 등 배우들의 새로운 면을 보게 해서 좋았다.

모든 게 좋았다.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 감독의 고민과 현실이 들어가서 좋았고, 꿈을 좇다가 나이가 들어버린 미혼의 여자가 주인공이라서 좋았다. 장국영 역할을 맡은 배우 김영민은 신의 한 수였고, 이 모든 것을 적절한 유머로 푼 김초희 감독의 시나리오가 신선해서 좋았다. 특히 제목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영화를 보고나니 나도 찬실이 옆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찬실이같은 사람 옆에서 어리광을 부리며 다정하고 순수한 마음을 꼭 묶어둔 하리띠를 풀고 함께 어울리고 싶었다.

매거진의 이전글소통을 원하는 이들의 외로움 -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