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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 닐기리 윈터프로스트

남부 고원의 푸른 맛, 닐기리

by 파벽

인도 남부의 닐기리 지역은 다즐링이나 아쌈 지역과 달리

풍미 좋은 여린 차가 겨울에 나온다.

적도에 가까운 지역이라 겨울이랄 것도 없을것 같지만

해발고도가 높아선지 서리가 앉는 모양이라,

이때 나오는 차를 윈터프로스트라고도 한다.

윈터플러쉬보다 더 듣는 맛이 있는 이름이다.


인도 3대 차 산지, 다즐링, 아쌈, 닐기리


닐기리 원터프로스트는 1-3월 사이에 채집하고

산지가 아닌 바에야 시중에는 적어도 3월은 되어야 풀리는 듯 하다.

2025년 초에 나온 햇차를 사려고 인도 차 브랜드를 계속 기웃거리다가

3월에 뜨자마자 압끼빠산드 본사 홈피에서 바로 직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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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기리 윈터프로스트 2024년(왼쪽), 2025년(오른쪽) 찻잎


2024년 1월 재배분이 딱 5그람 남았길래 찻잎과 수색 비교샷.

책상 스탠드 아래 대충 찍은 사진이라 2024년 닐기리가 좀 억울하게 나오긴 했는데,

햇빛 없이 보관한다 해도 아무래도 묵은차는 묵은 차인가 싶다.

왼쪽이 2024, 오른쪽이 2025년 원터플러쉬인데

찻잎도 수색도, 미묘하게 올해 것이 밝고 화사하다.

뭐. 다른 요인들이 다양하게 간섭하여 엽저나 수색을 내겠지만서도

맛은 햇차가 신선하다.


압끼빠산드 닐기리 윈터플러쉬 그랑크루 2024년 것(왼쪽)과 2025년 것(오른쪽)


닐기리 윈터프로스트는 잔잔하고 상큼한 차이다.

화사한 수색에 자극적이지 않은 향미가

서리를 머금었다지만,

여린 봄맛이다.

묵은차가 바닥을 드러내고 저어기 남도에서 햇녹차가 나오기 전,

마른 가지에 물이 올라 꽃망울이 움트는 봄에

깊은 맛보다 신선한 맛을 찾게 되면 저절로 손이 간다.

닐기리 고원은 온통 차밭이라 끝도 없는 녹빛이라더니

새해가 시작될 때 푸른 맛이 나는 햇차를 낸다.

봄과 함께 음미할 닐기리 윈터프로스트.



2025.04.03

파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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