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옆자리 남녀

그녀의 텐션

by 미미

카페 옆자리에서 한 남녀가 마주 앉아 성경 이야기 레슨 중인데 너무 열정적이라 나도 모르게 귀가 쫑긋해진다. 이 카페에 나 말고도 귀가 커진 사람들이 여럿이겠지 싶다. 저 정도 볼륨이면 나만 그런 거 아니잖아?


남자는 듣고 있고 여자는 계속 성경을 가르쳐주고 있다. 전도의 과정처럼 들리는데 혹시 이단 아닌가 해서 더 귀 기울이게 된다. 내가 들은 것들엔 특별히 이상한 얘긴 없는데, 여자의 높은 톤의 목소리와 연기력이 가미된 몰입에 살짝 혼란스럽다. 너무 텐션이 높아서 이단 같다면 그건 또 너무 편견 같기도 하지만.


내 판단이 서기 전에 두 사람은 카페를 나섰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걸 보면 1회성은 아닌 모양인데, 시리즈물이면 내 입장에선 더 궁금하지 말이다. 다시 그들을 마주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자신이 팔랑귀라고 고백한 방금 그 남자에게 분별력을 허락하시길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괜히 마음에 걸려서 말이다.


그나저나 내가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커피 좋아할 처지는 아닌데, 이 카페 커피가 정말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