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주운 한 줄이, 앱이 되기까지

"갓생"을 꿈꾸는 평범한 직장인의 하루 기록 앱 제작기

by 해내는 남자 민짱

도서관에서 만난 한 권의 책


어느 주말, 별 생각 없이 들른 동네 도서관에서 한 권의 책을 집어 들었다.

김종봉 작가의 《평범하지만 부자가 되고 싶어》.


제목이 너무 솔직해서 웃음이 났다. '아니, 이거 완전 내 얘기잖아.'


가볍게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어느 페이지에서 멈칫했다. '오늘 점검'이라는 개념이 나왔다. 하루를 돌아보면서, 오늘 내가 쓴 시간 중에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점검하라는 것이었다.


그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나는 하루를 어떻게 쓰고 있었을까


솔직히 매일이 비슷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브롤하다가, 잠든다. 반복.


나쁘지 않은 하루다. 그런데 '좋은 하루'인가? 1년 뒤의 내가 감사할 하루인가?


책에서 말하는 건 거창한 게 아니었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고정 시간'(출퇴근, 식사, 수면 같은 어쩔 수 없는 시간)을 빼고, 남은 '유동 시간' 중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을 위해 쓴 시간이 얼마인지 돌아보라는 것.


막연히 '오늘도 바빴다'가 아니라, 숫자로 보라는 거였다.


그래서 만들었다. 직접.


그래, 앱을 만들어보자


나는 개발자다. 남의 앱을 깔아서 쓸 수도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건 딱 하나였다.


'오늘 하루, 나는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몇 시간을 썼는가?'


기존 시간 관리 앱들은 너무 복잡했다. 카테고리를 10개씩 만들고, 타이머를 누르고, 리포트를 보고... 일주일도 안 돼서 손이 안 간다.


나는 아침에 눈 뜨면 '기상' 버튼 하나 누르고, 뭔가 할 때마다 탭 한 번 하고, 자기 전에 '취침' 누르면 끝나는 앱이 필요했다.


그렇게 MyRoutine이 태어났다.


버튼 하나로 시작하는 '갓생'


앱의 사용법은 진짜 간단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기상 버튼을 누른다. 출근하면 업무를 누른다. 점심 먹으면 식사를 누른다. 그냥 그때그때 하고 있는 걸 누르면 된다.


하루가 끝나면 '하루 마감'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앱이 알아서 계산해준다.


"오늘 고정 시간 17시간, 유동 시간 7시간. 유동 시간 중 원하는 삶을 위한 시간: 3시간 (43%)."


이 숫자를 보는 순간, 뭔가 달라진다.


브롤 1시간 본 게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그 1시간이 '내가 선택한 시간'인지, '그냥 흘려보낸 시간'인지는 다르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상 버튼을 누르는 순간, 하루가 시작된다


재미있는 건, 아침에 '기상' 버튼을 누르는 그 행위 자체가 하루의 의식이 된다는 것이다.


"자, 오늘도 기록한다."


이 한 번의 탭이 하루를 의식적으로 시작하게 만든다.


그리고 밤에 '취침'을 누를 때, 자연스럽게 하루를 돌아보게 된다. '오늘 운동 갔으니까 나쁘지 않았지.' '아, 오늘은 게임만 3시간 했네...'


앱이 잔소리하는 게 아니다. 그냥 숫자를 보여줄 뿐이다. 그런데 그 숫자가 은근히 강력하다.


캘린더에 쌓이는 별표, 그 쾌감


분석 탭에 월간 캘린더가 있다. 유동 시간의 80% 이상을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쓴 날에는 별표가 붙는다.


처음에는 별표가 하나도 없었다. 솔직히 좀 민망했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니까, 별표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운동 1시간, 독서 30분, 앱개발 프로젝트 1시간. 이런 날에 별표가 붙었다.


별표가 3개 연속으로 붙은 날, 괜히 뿌듯했다. 아무도 안 알아주지만, 나는 안다. 오늘 잘 살았다는 걸.


갓생이란 거창한 게 아니었다. 매일 조금씩,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시간을 쓰는 것. 그게 전부였다.


목표를 세우면, 스트릭이 쌓인다


'오늘 독서 1시간'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았다.


그런데 3일 연속으로 달성하니까 '3일 연속 달성'이라는 숫자가 떴다. 별것 아닌 숫자인데, 깨고 싶지 않았다. 4일째 되는 날, 좀 피곤했지만 책을 펼쳤다. 5일, 6일... 스트릭의 힘이 이런 거구나.


누가 시키는 게 아니라, 내가 세운 목표를 내가 지키는 것. 그 작은 성취감이 내일도 기록하게 만든다.


일주일이 지나면, 패턴이 보인다


하루하루 기록하다 보면 궁금해진다. '나는 일주일 동안 운동을 얼마나 했지?'


통계 탭을 열면 답이 나온다. 주간, 월간 단위로 내 시간 사용 패턴을 볼 수 있다.


한 달 치 그래프를 보니까, 주중에는 유동 시간이 3시간인데 주말에는 8시간이었다. 그런데 주말 유동 시간의 달성률은 오히려 더 낮았다. 시간이 많으면 더 잘 쓸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였다.


이런 발견은 하루 단위로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 숫자가 쌓여야 패턴이 드러난다.


평범하지만,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김종봉 작가의 책 제목처럼, 나도 평범하지만 부자가 되고 싶다.


여기서 '부자'는 단순히 돈 얘기가 아니다. 시간 부자. 내 시간을 내가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는 사람.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다. 하지만 그 시간을 의식적으로 쓰는 사람과, 그냥 흘려보내는 사람의 1년 뒤는 완전히 다르다.


MyRoutine은 대단한 앱이 아니다. 버튼 몇 개짜리 심플한 웹앱이다. 그런데 목표, 통계, 클라우드 백업, 공유 기능이 하나둘 붙다 보니, 어느새 매일 쓰는 습관 앱이 되었다.


매일 아침 '기상' 버튼을 누르는 그 작은 행위가, 나의 하루를 바꾸고 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든 책 한 권이, 앱이 되고, 습관이 되었다.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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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Routine — 나의 하루 분석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열어서 홈에 앱 처럼 설치할 수 있어요)

https://daniel-sung.github.io/MyRoutine/


끝내는 남자, AI앱개발자 민짱

블로그: https://min-ch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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