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건 아니죠.
2026년 2월 26일 오전
그렇게
아버지, 나, 그리고 누나의
생활이 시작됐다.
집에서는 채울 수 없는 공허함과
부모님의 죄책감을 핑계 삼아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과 놀았다.
그러던 나에게도
수험생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걱정이 없었다.
나는
청소년 RCY 고등부 경기도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공부하기 싫으면
대학교 특별 전형으로 갈 수 있는
그런 활동이라도 해!
RCY라고 알아?
경기도 회장 정도면
XX대학교 특별 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어"
고등학교 1학년 때,
기술산업 선생님에게 들은 이야기다.
나는 RCY에
친구들과 놀기 위해 가입했지만,
어쨌든 나는 경기도 회장이었다.
"와.... 강작가 맨날 놀기만 해서
성적도 완전 개판인데,
RCY 경기도 회장이라서
XX대학교 특별 전형으로 간대.
와... 미쳤다."
힘들었던 날에 대한 보상이랄까.
내 인생,
생각보다 쉽게 풀리는 줄 알았다..
그리고 나는
1년 전 전근 가신 선생님께 메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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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2년 전 XX고등학교 1학년 6반 반장이었던 강작가입니다.
기억하시나요?
2년 전 말씀해 주셨던
대학교 입학 특별 전형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연락드립니다.
RCY 경기도 회장 경력이면
XX대학교 특별 전형이 가능하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내용을 알고 싶습니다.
강작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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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답만 오면 된다.
서류에 누락만 없으면
난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 XX대학교 신입생이 되는 거다.
며칠 뒤
답장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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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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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떨렸다.
미안하시단다...
왜..? 뭐가..?
떨리는 손으로
겨우 제목을 클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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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야...
잘 지내니?
메일 잘 받았다.
하지만
미안하구나.
내가 잘못 말해서
오해를 했구나.
특별 전형이 가능한 곳은
XX대학교가 아니라
XX여자대학교란다....
수험 생활 잘 보내고
원하는 대학교에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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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완전히 망했다.
선생님...
저는 남자예요...
이건 아니죠...ㅠ
그날 나는
경기도 회장이었지만,
여자대학교 특별 전형 대상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