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잘했다.

스스로 쟁취한 첫 성취

by 강 작가

2026일 2월 26일 오후


며칠간 악몽을 꿨다.

꿈속의 나는

XX여자대학교 신입생이었다.


차라리 꿈이 현실이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꿈에서 깰 시간이다.


나는 공부와

담을 쌓고 지낸 학생이었다.


123점.

고3 6월 모의고사 점수다.

이게 나의 현실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대학 입학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수능 가채점을 했다.


280점.


처음엔 계산기를 두 번 눌렀다.
혹시 잘못 더했나 싶어서.


다음 날,
가채점 점수를 적어

담임 선생님께 제출했다.


교실 분위기는 무거웠다.


선생님은
아이들 점수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게 공부 좀 하지 그랬어!”
“내가 뭐라고 했어!”


교실은 조용했다.


그리고

갑자기 내 이름이 불렸다.


“강작가!”


심장이 철렁했다.

또 혼나는 줄 알았다.


“넌 잘했다.”


잠깐 정적이 흘렀다.


“진짜 잘했다. 이 정도면 엄청 오른 거야. 고생했다.”


교실이 웅성거렸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123점짜리 학생이 280점 맞았다고
누군가가 공개적으로
“잘했다”라고 말해준 순간이었다.


스스로 쟁취한 첫 성취였다.


담임 선생님의 그 한마디는
합격 통지서보다 먼저 도착한

첫 번째 인정이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알았다.


나는
안 되는 사람이 아니라,
해 본 적이 없던 사람이었다는 걸.


그리고

노력이라는 걸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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