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이야기 속의 특별해지고 싶은 사람
드디어 나의 이야기를 글로 써보려 한다.
마음먹기까지 1985일이 걸렸다.
2020년 8월 1일.
나는 이날 나의 흔한 이야기를 글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굳이 왜?'라는 물음 앞에서 나는 답도, 변명도 찾지 못했다.
그렇게 1985일이 흘렀다.
유시민 작가의 '표현의 기술'이란 책을 우연히 집어 들었다.
꽤 오래전 은사님에게 선물로 받았지만, 바쁨이라는 핑계에 밀려 책장에서 잠들고 있던 녀석이다.
제1장의 제목이 '왜 쓰는가'이다.
'굳이 왜?'라는 1985일이나 묵은 물음을 품은 나에겐 읽을 수밖에 없는 끌림이었다.
유시민 작가는 조지 오웰의 글을 본인의 색깔로 인용하면서, 글 쓰는 이유 다섯 가지를 설명했다.
'첫째는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입니다'
그 외 네 가지 이유는 나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대학교 교수다.
어쩌면 이 직업은, 스스로를 설명하고 증명하는 일에 익숙해지게 만든다.
그래서 내가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에 더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다.
부모님의 갈등, 빈곤, 괴롭힘, 이혼, 재혼, 아버지의 돌연사, 새어머니와 법적 분쟁, 일본 유학, 출산, 자녀의 장애 오판정, 학위 취득, 교수 임용, 대기업과의 분쟁 등.
지금의 세상에선 더 이상 특별한 경험이라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삶의 이야기.
'흔한 이야기 속'의 '나란 사람'을 '특별한 사람'으로 인정해 주고 싶었던 그 욕망.
이것을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으로 명확히 치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이것이 내가 찾은 '굳이 왜?'라는 물음에 대한 나 나름의 답이고, 변명이다.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한 사람의 흔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스스로를 특별한 사람으로 인정해 주고 싶은 한 사람'이 서 있다.
그게 나란 사람이다.
'당신'이라는 '나란 사람'은 어떠한가요?
2026.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