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10일 차
어제 나는 떡볶이를 주문해서 먹었다. 유명한 체인점인 '청년 다방'에서 통오징어 튀김이 들어간 떡볶이를 시켜 먹었다. 오후 시간부터 떡볶이가 당겼던 나는, 어제 집에 혼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2~3인분은 족히 되는 그 떡볶이를 입에 넣어 보겠다는 욕심을 부렸다.
어제 점심을 든든하게 먹지 못해서 그런지, 저녁 배달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무려 50분이 걸린다고 배달 앱은 안내해주었지만, 나는 기어코 50분까지는 걸리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정말 기가 막히게 50분을 딱 채워서 배달이 왔다. 일부러 맞춘 거야 뭐야.
씩씩거리면서 '맛없기만 해 봐라'하는 마음으로 떡볶이를 받았다. 포장을 뜯고 떡볶이를 열었는데, 메추리알이 10개나 서비스로 들어가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용서해줄 줄 알았어?"
괜히 심통을 부렸다. 뱃가죽이 등에 붙을 뻔했다면서, 다 먹지도 못하는 떡볶이를, 오직 나 혼자를 위해, 매서운 바람을 뚫고 배달해 주신 아저씨는 뒤로 하고, 심통만 내뱉었다.
한 쪽지가 붙어 있었다.
'오늘도 지난번처럼 청년 다방 XX점에서 떡볶이를 주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메추리알은 서비스로 드리오니, 맛있게 드시고 다음에도 또 주문해주세요.'
아니,
지난번에 주문하고,
이번에 또 재주문을 한 사실을,
이렇게 손글씨로,
정성스럽게,
메추리알까지 서비스로 주시면서,
쪽지를 남겨주시면,
내가 미안해서 어떻게 합니까.
어제 나는 이렇게나 사소한 쪽지 하나로 내가 부렸던 수많은 심통들을 반성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사소한 것들에도 사람의 마음은 스르르 풀려 버리는구나. 누군가에게 하는 마음의 표시 같은 것이 거창하고 계획적이고 나름의 대단한 이유가 있을 필요는 없구나.
어제 떡볶이를 오늘 다시 떠올렸다. 작은 쪽지 하나를 곱씹으며 떡볶이를 다 먹었는데, (물론 다 먹었다는 말은 싹싹 비웠다는 말은 아니다. 배가 부를 정도를 말한다.) 그 쪽지 하나를 오늘 아침에도 생각함 것을 보니, 그 청년 다방이 마케팅을 참 잘하네.
10일 차의 어제, 사람의 마음을 돌려놓는 일이 쉽지는 않다고 생각했지만, 10일 차의 오늘, 어쩌면 사소한 표시로도 사람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