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욕

[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51일 차

by 이민호

소비의 노예라는 표현이 딱 맞아떨어진다고 느낄 정도로 나는, 아니 우리는 무언가를 계속 사고 있다. 하나씩 우리 손으로 안착하면 또 다른 하나를 탐낸다. 우리의 물욕은 끝이 없다.


물욕도 여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확실히 공감되는 말이다. 여유 없던 시절의 나를 돌아보면 무언가를 가져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무언가를 가지기 위한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초점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 ‘여유’라는 게 뭔데? 요즘 같은 때다. 코로나 시국으로 원래 하던 것들을 안 하게 되니, 이쯤 되면 주머니가 비어있어야 할 텐데 그렇지가 않다. 물욕이 뿜뿜 할 때가 바로 이럴 때인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소비하는 것들이 이전과는 다르다. 멋있게 치장하고 뽐내고 싶은 것들에 많은 물욕을 가져왔지만, 지금은 뭔가 진짜 나의 효용을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있었다. 어쩌면 물욕이라는 게 여유롭다는 마음에서만 오는 것은 아닌가 보다.


물욕이라는 표현보다 ‘정당한 투자’라는 표현이 맞겠다. 확실히 무언가 갖고 싶다는 마음은 맞겠지만 그것이 남에게 비춰지기 위함이 아니라 나 자신의 부가가치를 위함은 확실한 것 같다. 그것이 혼술이든, 넷플릭스든.


51일 차의 어제, 물욕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느꼈는데, 51일 차의 오늘은 그 물욕의 모양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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