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50일 차
당연히 내 옆에 있던 것들이 없어졌을 때 찾아오는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오던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것을 우리는 공허함이라고 하기도 하고, 허무함이라고도 한다. 이 감정의 후폭풍은 우울이다.
폭풍이 불 것인가에 관해서는 얼마나 그것을 사랑했느냐에 달려있다. 아무 사랑도 아니었다면 무덤덤할 테지만 그런 사랑이 아니라면 늘 무덤덤하지 못하겠지. 당연함을 주던 것들을 내가 꽤나 사랑했던 모양이었나, 없어졌을 때의 사무침이 그리도 절절할 수 없다.
누군가는 사라진 당연함에 후회를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선을 다했다면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느꼈다. 나의 경우는 늘 무엇이 그리도 불안한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에는 더욱더 그런 듯하다. 늘 함께할 거라는 착각이 내가 그 최선을 다하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늘 후회한다.
당연하던 것들에 당연함을 느끼는 일, 그 일을 조금은 버려야겠다. 그런 것들에 조금 더 특별함을 심어야겠다. 사소한 것들에도 당연한 마음보다는 후회를 남기지 않을 최소한의 힘 정도는 들여야겠다. 그렇게 내가 비게 되더라도 비는 마음이야 불가분의 일이겠지만은 다른 나쁜 마음은 들지 않도록 해봐야겠다.
50일 차의 어제, 당연한 것을 잃은 공허함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느꼈고, 50일 차의 오늘부터는 늘 있는 당연함의 가치를 다르게 여겨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