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52일 차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그만큼 내가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여 나 스스로 감정을 갉아먹는 일이 두려워 기대하는 마음을 포기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사랑이든 우정이든 그 어떤 모양의 관계에서든 내가 기대해오던 만큼을 상대가 해내기 또한 쉽지가 않다.
어제의 나는 이런 감정 시름에 휘말렸다. 오히려 상대방은 갑자기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 했고, 나 또한 왜 이렇게 서운한 감정이 몰아치는지 알 수 없었다. 나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게 기대라는 걸 하고 있었나 보다. 아직 기대할 만큼의 무언가가 없었을 텐데 그 기대를 내심 하고 있었다. (문득 코로나 시국 같은 것들이 없었다면 좀 나았을까.)
무언가가 마음에 들었고, 그것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 무서운 속도로 해낸다. 이것이 내 삶에서 기대감을 품은 속도로 변한다. 많은 이들보다 좀 더 빠르게 기대하고 빠르게 실망하는 것 같다. 어제로서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조금은 느긋하게 내가 기대해도 될만한 것인지 쉼표를 찍는 연습을 해야겠다. 비로소 당신을 기대해도 될지, 사실 지금도 대충은 알겠지만 쉽사리 기대하지 않고, 천천히 기대감을 만나 현명한 마음가짐으로 관계를 이어가야겠다.
52일 차의 어제, 나의 서운함이 괜히 싫기도 했지만, 52일 차의 오늘, 이런 기대감을 조금은 천천히 먹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