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57일 차

by 이민호

집밥이라는 게 기다려지는가? 나는 보통은 기다려지지는 않는다. 어머니와의 식사 자리기에 어머니와 터놓고 이야기할 시간이라고는 생각해봤지만, 집밥 자체에 기대를 그리 하지 않는다. 맛없다는 말이 아니다. 바깥 음식에 대한 기대만큼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어제 저녁은 감자탕이었다. 물론 집밥으로 감자탕이었다. 하루 전부터 등뼈를 고우시며 국물을 내고 맛을 내던 어머니께선 나름 묵은지를 듬뿍 넣었다며 어제의 저녁에 기대감을 주셨다. 나 또한 그 일에 격하게 반응했던 것 같다.


어제 일하는 8시간은 그래도 저녁에 먹을 감자탕에 잘 싸웠고 잘 버텼다. 집밥에 이런 기대감, 아주 생소한데 나쁘지 않은데. 결국 어제 감자탕 한 솥을 다 비웠다. 이틀은 먹겠다며 생각하며 만들었던 감자탕 한 솥을 어제 다 비운 거다. 집밥에도 이렇게 욕심을 부리면 어떻게 해.


오늘은 우리 아파트 단지에 야시장이 설 예정이다. 아마 어머니께선 오늘 닭강정을 먹자고 조르시겠지. 이런 기대감으로, 오늘 집에 가서 닭강정을 먹을 심정으로, 오늘 8시간도 잘 버틸 수 있겠지.


57일 차의 어제, 감자탕이 힘의 원천이요.

57일 차의 오늘, 닭강정이 힘의 원천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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