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66일 차

by 이민호

내 일이 아니라는 마음은 언제든지 품는 마음이다. 아니 내 것도 아닌데, 그렇게 열심히 할 리가 있나. 너무 맞는 논리이긴 한데, 적어도 용역회사는 그러면 안된다.


유저 관점이라는 게 있다.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설계하고 만든다는 것에 유저 관점이 빠지면 시체다. 그저 개발자 마음대로 편의에 따라 개발하다가는 사랑받지 못하는 서비스로 거둘 것이다. 그렇기에 친구의 이야기처럼 나 또한 이런 부분은 용역을 두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요즘은 이런 부분에 대한 마찰을 넘어 포기에 이르렀다.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생긴다는 말은 내가 유저라고 생각했을 때 별로라고 생각이 들걸 뻔히 알아도 그냥 넘겨야 한다는 말이다. 시간 핑계, 개발 부담, 과업 범위, 인간성, 여러 이유들을 들어 용역회사가 도리어 성을 내고 협상을 하고 있다. 아 쓴소리 입에 올리기 싫다.


반대로 내가 이런 상황이었다면, 내가 용역회사이더라도 이럴까.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이라고 어떻게든 이유를 만들어서 마음을 돌려놓겠다며 징징 거릴까. 이렇게나 MZ세대를 따라 하는 MZ세대 같지 않은 아재 같은 말투로 서비스 화면을 뽑아낼까. 내가 봐도 별로인 서비스를 코딩해서 이러쿵저러쿵 말도 안 되는 말로 핑계를 댈까. 내가 이럴까.


66일 차의 어제는 용역 회사에게 느끼는 환멸감을 처음 느꼈고, 66일 차의 오늘은 나라면 어떨까 생각하며 내가 언젠가 용역이 될 날에 이랬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겠노라 다짐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