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68일 차

by 이민호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한다. 세상에, 그동안 같이 마주치는 손뼉 맛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원. 최근에는 코로나와 함께하는 일상이어서 그런지, 서로의 손이 닿아 본 지 얼마나 됐는지 모르겠다. 옷깃을 스치면서나 그나마 서로의 온기를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요즘은 또 그저 혼자인 것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내 주변 친구들에게는 내가 이미 말했었지만, 나는 적응을 정말 잘하는 사람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무언가를 해내는 일에 익숙하기에, 지금과 같은 시국에도 처음에 모두가 힘들었던 만큼 힘들었지만, 오히려 나는 이 상황을 내 입맛대로 이용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가끔은 귀찮기도 하다. 집돌이 집순이들이 왜 그런 사고방식을 갖게 된 건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 혼자 무언가를 한다는 게 딱히 외롭거나 무심하거나 심심하지 않다. 오히려 더 나에게 딱 맞는 일을 나만이 오롯이 할 수 있다는데서 편익이 더 크다. 혼자 하는 일의 행복을 맛본 나는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하나’라고까지 생각한다. (제정신이 맞는 건가)


사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어제 친구와의 만남에서 큰 효용이 있었다. 누가 불러주면 아마 또 총총걸음으로 ‘역시 사람이 좋다’라며 서울을 나갈 테지.


68일 차의 어제, 혼자 있지도 않았지만, 68일 차의 오늘, 혼자 있을 내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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