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증

[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69일 차

by 이민호

누구나 싫증은 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계속할 것인가. 말 것인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편익이 큰 것인지 아는 사람은 아마 당연히 말겠다는 선택을 할 테지. 나 또한 그럴 것이다. 싫증 나버린 일을 계속하는 일이 얼마나 곤욕스러운가.


하지만 더 곤욕스러운 일은 그 일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린다는 생각을 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품는 데에는 지속적으로 해내지 못했기 때문일 거다. 싫증을 극복하고 꿋꿋이 해낸 데에는 그만한 보상이 있다. 내 머릿속에든 물질적으로든. 그렇지 않고 물거품을 만들어 놓는다면, 물론 다른 일에 신경을 세워 더 큰 일을 해낼 수도 있겠지만서도 그 일도 분명히 싫증이 나버릴 터이기에, 그 물거품이 되어버린 일을 저 자신이 지켜보는 일이 편안 지는 않을 것이다.


어제의 싫증에 나는 잠시 휴전을 선언하기로 한다. 이것은 끝이 아니라 쉼이다. 해오던 일을 해내던 기억을 더듬어 그 성취감과 뿌듯함의 감정을 다시 불러올 그 시간 동안 잠시 휴전하기로 한다. 이 전쟁을 잠시 거두고 자유를 만끽하다 결국 그 일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고 돌아올 미래의 나를 떠올리기로 한다.


69일 차의 어제, 온통 하기 싫은 일들 투성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69일 차의 오늘은 그저 그것들을 저만치 내버려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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