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장막에 덮인 숲 가장자리, 작은 나무에 올라 가늠해 본다. 이곳을 지나 다음 도시까지 얼마나 걸리려나. 왠지 한달음에 건널 수 있을 것 같다. 왠지 잎사귀에 반사된 달빛이 네온사인 같다. 검은 장막에 덮인 숲 가장자리에서 보니 숲 안쪽 연못에 잔치가 벌어진 것 같다. 자신감에 벅차올라 어두운 숲을 노려본다. 숲의 크기도, 둘레와 깊이도, 우거짐도 아무것도 모르면서, 기교랄 것도 없는 어설픈 나무타기로 고작 얇은 나뭇가지에 위태롭게 걸터앉아 있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