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몰래 소금을 움켜쥔 거니?
귀신에게 소금을 뿌린다는 이야기는 한 번쯤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진짜 뿌려보신 적 있으세요?
새벽 4시.
내 집과는 택시고 30-40분 거리의
남자친구 집.
그 "뭐야 너 욕한 거야?"
나 "아니 뭔 소리야 내가 왜 욕을 해."
그 "하,, 내가 항상 넘어가 줬는데, 이번엔 못 넘어가."
나 "욕 안 했다고. 내가 욕을 할 감정이 아니었다고. 내가 왜 욕을 해. 아니라고."
그 "욕 한 거 맞잖아."
나 "서로가 맞다고 생각하고, 증명할 수가 없는데, 우기기만 하면 끝날 수가 없잖아."
그 "아, 인정하라고!"
이런 상황이라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하시겠습니까?
5년이 지난 저의 생각은
억울하다고 흥분하지 않고, 진지하게 팩트만 말할 것 같습니다.
말이 안 통하면 헤어질 것 같아요.
그런데 저 때의 연애는 성인이 된 후 처음이었고
내 장기를 나눠줄 정도의 사랑을 처음 해 본 때라... 정말 열정적으로 싸웠던 것 같아요.
지금처럼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그 간의 경험이 저를 성장시켜 준 거겠죠?
- 제 연애 스토리가, 언젠가 여러분의 연애에 참고할 데이터가 되길.
그날 싸움에서, 억울함이 절정에 달했을 때
저는 그의 침대 위로 올라가 "아니라고!!!" 소리치며 방방 뛰었습니다.
그는 처음으로 제게 빽- 소리를 지르며
"나도 소리 지를 수 있어"라고 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그는 헤어짐을 말했어요.
"야 너 지금부터 나랑 헤어진 거니까, 나가. 안 나가면 주거침입죄로 신고할 거야."
근데 저는 택시비가 아까웠어요. "싫어. 안 나가."
그는 뒤이어 "너 안 나가면 니 동생한테 전화한다."
나왔죠 뭐.
근데 따라 나오더라고요.
화해하려나 기대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제가 건물 입구에서 나가자마자 하얀 가루를 뿌리더라고요.
순간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 생각이 멈췄던 것 같아요.
그리고 든 생각.
반지하 정말 좁은 원룸에서 같이 나오면서 소금을 언제 손에 움켜쥔 거지?
신발장 바로 앞 부엌에서 소금통을 챙겼고, 1층까지 오르는 계단에서 손에 덜은 걸까?
후
정말, 정말 예상치도 못한 상황을 겪으면
이게 나쁜 일인지도 분간이 가지 않더라고요.
이 썰을 말로 풀 때면, [소금 뿌린 남자친구]라는 주제만으로 흥미롭고 웃다가 욕하면 그만인데
글로 적다 보니, 심각한 이야기로 느껴지네요.
이런 일을 겪은 21살의 동생이 있다면 뭐라고 조언해 주는 게 좋을까요?
(댓글로 남겨주시면, 21살의 저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사람과 어떻게 헤어졌을까요?
헤어지긴 했을까요?
다음이야기,
나에게 소금을 뿌린 남자친구(2) (다음화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