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짧은 글 - 57일 차
오늘은, 너무너무, 힘들어서 이 짧은 글조차도 쓸 수가 없습니다. 정신이 계속 멍 해서 머릿속이 텅 빈 느낌입니다. 상사는 제게 요즘 얼굴이 좋아졌다는데, 정말이지 울지 못해 웃는 것을 모르는 거겠죠. 기분 없는 기분 속에서 웃음 없는 웃음을 뱉습니다.
한 달 가까이 한두 시간 야근은 기본이었는데, 오늘은 자꾸만 내려앉는 눈꺼풀과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데도 내일로 미뤄야 하는 업무를 보며 시간 외 근무를 올렸습니다. 사실 야근을 해도 올리지 못하는 분위기인 데다, 미리 보고를 하고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생각에 저질렀습니다. 이를 결재할지, 아니면 반려할지는 그분이 결정하겠죠.
그러고 보니 밤 10시가 넘도록 저녁을 먹지 못했습니다. 점심도 오전 회의를 마치고 급히 처리해야 할 업무 때문에 30분 동안 급히 샐러드를 먹었습니다. 진작 배가 고팠지만 입맛도 없고, 퇴근 후 개인 일정이 있었는데 또 야근이었어서 헐레벌떡 이동하느라 밥 먹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이제 집에 가면 챙겨 먹을 기운도 없는데, 그래도 힘내려면 뭐든 먹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삶이 맞는가. 새로운 곳으로 이직을 하고, 변화를 가지면 더 나아질까. 그 선택이 어떤 내일을 마주하게 할지 자신이 없기에, 선택이 아닌 포기인 것은 아닌가 싶어 고민의 시간이 길어집니다. 한 발 내딛으면, 절망일까요 희망일까요. 그냥 모든 것이 끝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없는 답을 찾고 싶어서, 사람들은 기도를 하고 점을 보고 AI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합니다. 하지만 알고 있잖아요. 그 답은 내게 있음을. 우선 생각을 하려면 뭐든 먹긴 해야 할 것 같아요.
아, 갑자기 또 울컥. 괜찮다, 괜찮다, 오늘도 내게 이야기합니다. 정말이지 오늘은 글을 쓸 힘이 없습니다. 매일매일 짧은 글, 57일 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