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강동혁 옮김. 20250818

by 대통령의스승

몇 개월에 걸쳐 다 읽게 된 책이다. 그만큼 지루하고 재미없게 시작했다. 주식에 관심이 있긴 하지만 전문지식이 없었던 나는 미국 금융시장의 대공황 시기였던 1920년대의 정보는 더더욱 없었다. 그저 부자가 되고 싶다는 본능에 이끌려 꾸역꾸역 읽어나가던 책이었으며, 또한 독서는 꾸준히 해 보자던 결심을 놓을 수 없어 놓지 못해 하릴없이 붙잡고 있던 책이었다.

총 4파트로 나뉘어 있던 책의 1번째는 그럭저럭 읽을 만했다. 한 부자의 위인전(?)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뭔가 영웅적 느낌은 부족한 그저 그런 내용의 위인전. 딱 거기까지라는 느낌이었는데 2번째는 더더욱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물론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이지만 1번째 주인공의 자서전이었다. 더더욱 자기 자신을 포장했던 터라 재미가 있을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지루한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사실 포기하려고도 했다. 이 책은 나랑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며 독서의 포기를 합리화시키려고 했었다. 그러다 그냥 자연스럽게 읽게 된 3번째 이야기부터가 흥미를 끌게 되었다. 이 모든 이야기는 소설이지만 어찌 됐든 소설 속에서 작가가 직접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써 나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굉장히 재미있게 풀어나간 것 같다. 단순한 이야기 전달이 아닌 실제 경험을 표현해 나가며 실감 나게 이야기를 이끌어갔기에 읽는 속도도 빨라졌던 것 같다. 다양한 사건들 속에서도 또한 다양한 소설 속 배경을 설명하면서도 이야기의 주도권을 꽉 쥐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다시 책에 흥미를 붙이며 읽어나가다 마지막 4번째에서는 마치 그동안 오래된 중고차를 타다 람보르기니라도 탄 것처럼 순식간에 독서의 속도가 빨라졌다. 주인공의 아내가 쓴 메모장들을 읽으며 이 모든 이야기가 이 부분을 읽기 위해 빌드업되어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너무 재미있었고 반전이 담겨 있었던 4번째의 이야기는 다 읽어간다는 아쉬움마저 남기게 만들었다.

사실 이 소설의 전체 정리는 옮긴이의 말 부분만 읽어도 충분히 다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외국 소설이라 번역된 내용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소설이나 전통적인 문학작품들에서의 표현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들이라 읽을 때 아주 매끄럽게 읽히진 않았지만 그조차도 마지막 4번째 부분을 읽은 뒤엔 전혀 아쉽지 않은 부분들로 남게 되었다.

이 모든 게 결국 남녀 사이에서의, 특히 우리 부부 사이에서의 존재감으로도 연결되는 듯하다. 밖에서 보이고 드러내고 활동하는 것은 나지만 이 모든 것을 이끌어가고 만들어 주는 것은 나의 아내라는 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이는 사실 옮긴이가 말한 이야기의 배경과 작가의 의도들, 이야기 속에서의 주요 전달 내용들과는 전혀 다른 것이지만 결국 독자의 생각과 느낌 역시 책의 일부분이라는 나의 생각을 포함시키자면 무시할 수 없는 감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적어나갈 나의 독서감상문들이 기대된다. 책은.. 참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