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깨달음(20250828목)

배움에서 나이는 정말 하찮은 조건이다.

by 대통령의스승

한 때 드래곤길들이기라는 영화에 빠진 적이 있었다. 1,2,3편을 모두 보고 *플릭스에 올라온 어린이용 시리즈 만화편도 모두 보고(거의 다 보다 사실 마지막 몇 편은 보지 못했다. 그림과 스토리가 너무 어린아이들 용이라...) 등장하는 드래곤들도 관심 있게 검색한 적이 있었더랬다. 지금은 그 덕후의 느낌을 이용하여 1편의 대사를 외우고 있는 중이다. 그것으로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

거두절미하고 그렇게 빠져 있었고 잘 알고 있었던 나 스스로를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겼었다. 본편 외에 우연히 보게 된 외전들까지 알고 있었으니 웬만큼 관심 있지 않고서는 이 내용들에 대해 알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르치는 제자 1명이 이 모든 내용을 알고 심지어 내가 모르는 내용들에 이어 관련 게임까지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놀라운 사실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던 나는 당연히 영화 외의 이야기들은 모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잘 안다고 느꼈던 자만심과 유사한 모든 감정들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이 아이는 고작 6학년인데, 내가 가르치는 아이이며 아직 많이 어리다고 생각했던 아인데 나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소유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나보다 더 덕후였다. 덕후 기질이라는 말은 아내에게 듣는 일종의 칭찬이었다. 집중력이 높고 관심 분야에 대한 집착(?)과 분석이 마니아 기질이라 칭할 수 있으며 그 기질은 영재성이라고 말하는 아내에게 듣는 칭찬! 그 칭찬 덕분에 만들어졌던 그 자만심이 폭삭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어디 한 군데 내놓을 능력이라고는 없는데 몇 가지 칭찬을 들었던 것으로 이렇게 자만심이 생겼었다니 참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면서도 부끄러움이 들 수밖에 없었다.

사실 지금도 늘 업무든 미션이든 책임감을 덜기 위해서인지 자신이 없어서인지 늘 후배교사에게 물어보고 있다. 후배까지도 늘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은 했었다. 학생에게도 물론 배울 수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성적으로이지 마음까지 이끌려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는데 오늘은 그냥 그 생각이 K.O패를 당해버렸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진 자에게 느끼는 지적 패배감을 느끼며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배움엔 진정 끝이 없으며 배울 수 있는 대상도 한정 지을 수 없는 것 같다. 이 힘든 세상을 이겨나가려면 배움 그 자체를 즐기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공교롭게도 오늘 학생들과 나눈 국어수업에서 나온 '이모의 꿈꾸는 집' 역시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도 즐기는 것을 가르쳐 준 내용이 아닌가. 그래 배움 자체를 즐거워하며 모든 순간을 배운다고 생각하며 살아가야겠다. 곧 회의가 있어서 오늘은 약간의 의무감을 지니고 쓴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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