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한 감사보다는 다른 이의 것을 부러워한다.
임용고시를 준비할 때였다.
안 하던 공부를 하려니 쉽지 않았다.
공부와 책은 수능 이후에 덮었더랬다.
자신은 없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떨어질 수도 있다고…
그렇게 얘기하면 위로해 주실 줄 알았다.
돌아온 말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말이었다.
그날 밤 이불을 뒤집어쓰고 펑펑 울었다.
난 ROTC출신이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선택하고 싶진 않다.
내가 사는 지역은 상근 예비역이 잘 나오는 곳이다.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상근으로 배정되었겠지…
물론 상근도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런데 28개월의 군 복무는 정말 너무 싫었다.
자유롭게 살던 라이프 스타일에서 틀과 억압으로 가득 찬 곳에서 생활하려니 옷을 잘못입은 듯 하루하루가 곤욕이었다.
장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심지어 수원과 가까운 화성지역! 후방이라 불리는 곳인데도 난 전혀 감사하지 못했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 지구가 멸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싫었다.
매달 병장이 10만 원 정도를 받을 때 난 120만 원 이상을 벌었는데도 말이다.
군대의 일을 얘기하자면 끝도 없을 것 같다.
그렇게 힘겨운 나와의 싸움을 마치고
교사의 길로 시작하게 된다.
세상을 다 얻은 듯한 느낌이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내가 세상의 최고인 듯싶었다.
내 키가 187인데 교사 중엔 상위 10프로 안에 들 것 같다.
단연 눈에 띄는 소수의 남교사였다.
처음엔 그랬다.
어느덧 15년이 훌쩍 넘어버린 지금.
지금의 난 너무나 행복해해야만 할 텐데
그렇지 못하다.
그 15년 이상의 시간이 익숙해지고 나니
주변의 동료교사들을 부러워만 하고 있다.
다른 직장에 비해 경력이 쌓일수록 전문성이 생기기는커녕 어려워만 지는 직종이 바로 교사인 듯하다.
매년 반복되는 듯 하지만 학년이 달라지면 교육과정도 바뀌고 만나는 아이들도 달라지고 학교는 계속 옮겨 다니며 적응해야 하고 그 모든 것을 체념하며 적응하려 할 때 즈음엔 교육과정이 업그레이드된다.
도무지 어디 내세울만한 것이 없다.
나의 게으름 탓이겠지만 그렇다고 이 직업을 그만두자니 내가 할 줄 아는 것도 없다.
그러니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바로 옆에 있는 동료들의 능력과 재능과 가진 것들이 보이며 내가 가진 것에 대한 감사보다는 그들이 가진 것들에 대한 부러움만 커진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임용고시를 준비할 때와 군 시절의 모습을 자연스레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참 감사할 수밖에 없는 지금인데…
이 글을 쓰기 전까진 분명 감사보단 부러움만 가득했는데, 그런 목적으로 썼는데…
어느새 감사하게 된다.
그래서 글을 쓰긴 써야겠다.
치어리딩을 가르치고, 연구작업을 능숙하게 하며, 좋은 차와 좋은 집에 사는 동료를 부러워만 하고 있기엔 내 인생의 시간이 짧지 않은가!
얼마나 감사한가?
마음만 먹는다면
오늘 저녁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경제력과 시간적 상황은 GD도 최근 누리고 있는 소소한 행복이라고 하는데 내가 누굴 부러워하고 있는 것인가?
부러움으로 지금 나의 감사함을 덮어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더 이상 나의 인생을 허비하지 말아야겠다.
그런데…
최근 이사 가면서 차도 바꾸신 그 형은 참 부럽긴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