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깨달음(20251009목)

주목나무의 빈 공간도 곤충들을 품는 공간이다

by 대통령의스승

는개: 안개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

새로운 표현을 배웠다.

장인어른께서 알려주신 단어다. 난생처음 듣는 단어였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작가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였더니 이런저런 얘기들을 해 주셨다.

작가 중에는 새로운 단어들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다더라.

"윤슬"이라는 단어는 알고 있느냐? 당신께서도 최근에 알게 된 단어라며 말씀이 길어지셨다.

단어도 모으고 있고 윤슬도 알고 있다고 말씀드리며 나중에 책이라도 내면 그때 작가의 호칭을 써 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러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갔을 때 안개에 둘러싸인 모습을 보시며 알려주셨다.

는개라는 말은 정말 처음이었다. 잠시나마 장인어른의 가르침들을 소홀히 여겼던 나 자신을 반성하며 는개라는 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검색해 보았다. 안개를 보시고는 이런 단어를 떠올리셨겠지?

나이가 들수록 세상에서의 쓸모는 점점 사라져 가는 듯하다. 지금의 내 나이부터 길어야 20년! 그 뒤 나의 쓸모 역시 사라져 가겠지라는 생각이 들며 잠시 상념에 잠겼다.

그리고 그날 저녁 잠깐 읽었던 책이 우종영 박사님의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였다.

이 책은 나무를 통한 다양한 깨달음들을 엮은 책인데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여겨 두 번째 읽고 있는 책이다.

여기에서 하필 딱 오늘 주목나무 이야기가 나왔다. 세상에서의 쓸모를 잃고 죽어가는 주목나무. 그러나 그냥 죽은 것이 아니었다. 속을 비워내고 곤충들을 품으며 여전히 세상에서의 쓸모를 빛내고 있는 것을 알려주셨다.

많은 것을 비워내셨겠지만 그럼에도 사위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가르침을 주시는 장인어른의 모습과, 속을 비워내고 곤충들 외 다양한 생명을 품어주는 주목나무가 문득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우연이 아닌 듯 하루를 돌아보며 깨달음을 느꼈다.

나도 나이가 들며 조금씩 비워내고 품어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고.

그런 면에서 보면 아직도 어른은 아닌 것 같다. 나이가 40이 넘어도 아직 어리다. 한참 멀었다.

피터팬과 같이 영원히 어린아이로 살고 싶을 때도 있지만 오늘은 아이보단 어른이고 싶다.

주목나무와 같은 어른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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