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깨달음(20251021화)

소중한 것도 지나치면 밉상이 된다

by 대통령의스승

3주째인 듯하다.

내가 사는 곳에서 맑은 하늘을 못 본 지…

비가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불과 약 한 달 전엔 단수였던 것이 믿기지 않는다.

아직도 거실엔 배급받은 2리터*6병 묶음의 물이 가득 차있는데 말이다.

날마다 저수지의 물 수위를 들여다보았었다.

날씨가 흐리기라도 하면 cctv를 들여다보며 빗방울을 찾았더랬다. 나보다 아내는 더 자주 그랬더랬다.

그런데 이젠 지겹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지난 일요일 잠깐 비가 그치며 파란 하늘을 손톱만큼 본 때를 제외하곤 하늘엔 먹구름만 가득이다.

그렇게 귀하디 귀한 비 소식.

이젠 그치기만을 바라고 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이렇게 비에 대한 평가가 확연히 갈릴 수 있는 것인가.

물론 가뭄이 심각해지기 전엔 아마 내가 사는 곳이 여행 오기에 적합한 장소였을 것이다. 다른 곳들이 비가 올 때 날씨가 맑았던 이곳은 신나는 여름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였다. 한 달마다 평가가 달라지는 이곳!

과유불급, 지나치면 없는 것만 못하다는 말인데 맑음이며 흐림이며 과하니 달갑지가 않다.

세상에 모든 것들이 그럴까?

내가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도 매일 먹다 보면 질릴 것이다. 아무리 좋은 옷도, 좋은 차도, 좋은 집도 결국 처음의 기쁨이 점점 무뎌지는 것도 이런 원리와 결이 같은 것일까?

더 나은 것, 더 좋은 것들을 쫒는 인간의 모든 행태들은 결국 끝이 보이질 않는다. 지나칠 정도로 가졌다고 생각하는 그때가 끝이 될 것인데 그것은 세상이 주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 깨달아야 할 것이다.

지금의 비가 지겹다가 아닌 소중하고 귀한 것임을 느끼는 것은 결국 날씨의 문제가 아닌 내 마음속의 문제이듯이.

하지만 깨닫는 것과 그것을 마음에 품고 실제로 그 깨달음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과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

나와 다른 종교이긴 하지만 그분이 떠오른다.

원효대사님, 당신은 정말 대체 얼마나 대단하신 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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