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68,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이.

예술하는 습관

by 민정애

예술하는 습관


‘예술가의 위대한 성취는 일상의 단조로운 반복에서 시작된다.’

작가이자 에디터, 메이슨 커리는 모두 똑같은 24시간을 사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이루는지에 대한 답을 그들의 평범한 하루 일과에서 찾고자 했다.


이 책에는 성공한 여성 예술가 131명의 리츄얼과 그들만의 독특한 하루 루틴이 담겨있다. ‘파울라’를 쓴 작가 이사벨 아옌데는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심지어 하이힐까지 신고 글을 쓴다.

또 미국의 조각가 페타코인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평일 식사메뉴는 항상 똑같고 의상도 똑같은 옷들을 갖고 있다. 매년 똑같은 터틀 렉 셔츠 다섯

벌과 똑같은 검정 바지 다섯 벌, 검정 양말을 주문한다.


주부들이 아이 키우며 자기만의 예술을 한다는 것은 지금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100년 200년 전에는 말해 뭐하겠는가?

버지니아 울프의 ‘자가만의 방’에서 언급했듯이 여자가 글을 쓰려면 일 년에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적 안정과 글 쓸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도 여성들에게는 특히 아이 키우며 살림하는 주부들이나 아이 키우며 직장 다니는 여성이 무얼 한 가지 더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지만 계속 글을 쓴다.”버지니아 울프는 1936년 자신의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쓴 헤리엇 비처 스토(1811~1896)는 “글을 쓰려면 나만의 방, 내 방이 있어야 해요.” 스토는 자기만의 방을 원했던 버지니아 울프보다 거의 1세기 앞선 1841년에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썼다.

스토는 올케에게도 이런 편지도 썼다.

‘이 글을 쓰면서 적어도 열두 번은 글쓰기를 중단했어요. 한 번은 생선 장수한테서 생선을 사려고, 또 한 번은 출판업자를 만나려고, 그다음에는 아이를 돌보려고 글쓰기를 멈췄죠. 그러고는 저녁식사로 차우더 수프를 끓이려고 부엌에 들어갔어요. 지금은 단단히 마음을 먹고 다시 글을 쓰고 있죠. 그런 결심 덕분에 항상 글을 쓸 수 있어요. 이건 마치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죠.’


스토는 일곱 명의 아이를 키우며 글을 썼다. 지금처럼 컴퓨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집안일을 대신할 수 있는 전자제품도 없었던 때가 아닌가?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만큼 힘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버지니아 울프는 글을 쓰기 위해서 아이 낳는 것을 포기했다.

이사도라 덩컨은 자신의 예술을 위해 백만장자의 청혼을 거절했다.


그러니 살림하며 아이 일곱 명 키우며 꾸준히 글을 쓴 스토의 어려움을 가히 짐작이 간다.

그러나 스토를 통해서 의식을 가지고 매일 습관적으로 꾸준히 하면 못 할 것도 없다는 교훈을 얻는다.


나는 68세다.

아이들도 장가가서 제 앞가림하고 있으니 하루 24시간이 모두 내 것이다.

그러니 핑계 댈 것이 없다.

김 형석 교수님은 ‘65세에서 75세까지가 공부하기 제일 좋은 나이다.’라고 하신다. 지금 내가 바로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이다.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지만 계속 글을 쓴다. 는 버지니아 울프처럼 나도 계속 읽고 쓸 것을 다짐한다.

나는 하루 여섯 시간 자는데 그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이튿날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하룻밤쯤은 새워도 아무렇지도 않던 때가 있었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가끔 찾아오는 불면증 때문에 늦게 잠드는 날이면 늦잠을 자게 된다. 남편이 자기 아침쯤은 차릴 수 있으니 나는 자고 싶은 만큼 잔다.

그래서 내 나이가 좋다.

나의 하루 루틴은 시간은 정해놓질 않지만 할 일은 한다.

*하루 30분 글쓰기.

*운동하기(지난 3년간 운동 삼아 한국무용을 배웠다. 호흡과 함께 천천히 전신을 움직이니 우리 나이에 딱이다. 코로나 시기에 실내 운동으로 안성맞춤이다.)

*피아노 즐기기(젊은 시절 틈틈이 배웠던 재즈 피아노가 노년의 나에게 진정한 친구가 될 줄 몰랐다. 뽕짝도 잘 친다.ㅋㅋ)

*영어 공부하기(인스타그램의 MK's English Challenge로 영어공부를 해보는데 잘 외워지질 않는다. 남편이 말한다. 그 나이에 외우려고 애쓰지 마라, 읽는 것만도 어디냐고. 부족한 나를 항상 과대평가해주는 남편이 고맙다. 그래 그냥 읽으면서 따라가 보자.)

*요리하기 (나는 음식 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 빨리빨리 뚝딱 잘한다. 매일

정성 들여 음식 하는 것도 나의 중요한 하루 루틴이다.)

*마음공부하기(‘자성 반성 성덕 명심 도덕경’을 읽으며 내 마음을 살핀다. 하루 일과 중 혹시 잘못된 마음을 먹은 적은 없는지 살펴보고 반성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CIO 과정 등록했는데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젊은 사람처럼 빨리 못 알아들으면 반복하면 되겠지. 나만의 속도로 뚜벅뚜벅.



작가의 이전글봄날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