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선고 유예' 판결 도출
85억 원 규모의 의류 밀수입 사건에서 관세사무소 직원과 현직 관세사가 위계공무집행방해 및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동대문 일대 의류 무역회사가 물품원가 85억 원 상당의 의류를 수입하면서 수입신고 물량 일부를 누락하고 수입자 및 납세의무자를 허위 신고한 사건에서, 이들 피고인은 신고 대행 업무를 수행한 공범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하였으나, 항소심에서 법원은 위계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해서는 무죄를, 관세법 위반죄에 대해서는 벌금 및 85억 원 추징형에 대한 선고유예를 선고하였습니다. 이는 세관공무원의 실질적 심사 권한과 의무를 명확히 하고, 관세법상 징벌적 추징 규정의 기계적 적용을 배제한 판결로서, 신고 대행 업무를 수행한 관세 전문가들의 가벌성이 현저히 낮음을 인정받은 사례입니다.
법무법인 이을 조세행정팀은 위계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해 세관공무원의 실질적 심사 권한과 의무를 강조하며, 허위신고가 수리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세관공무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 피고인들의 위계로 인한 업무방해 위험성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위계공무집행방해죄와 관세법위반죄가 법조경합 관계에 있어 관세법위반죄 성립 시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법리를 전개하여 무죄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관세법위반죄에 대해서는 실제 수입량과 신고량의 차이가 현저하지 않은 경우 밀수입죄가 성립하지 않으며, 건당 3만 원의 수수료만 받은 신고 대행인에게 85억 원의 추징형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변론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가벌성이 현저히 낮음을 인정받아 벌금 및 추징형 전부에 대한 선고유예라는 실질적 무죄에 가까운 결과를 도출하였습니다.
본 사건의 핵심 쟁점은 첫째, 허위 수입신고서 제출이 세관공무원에 대한 위계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세관공무원이 실질적 심사 권한을 가지므로 허위신고 수리는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둘째, 신고 대행만 수행한 관세사무소 직원과 관세사의 공범 성립 여부와 처벌 수준이 문제되었습니다. 법원은 유죄를 인정하되 가담 정도가 경미함을 고려하여 선고유예를 선택하였습니다. 셋째, 관세법상 징벌적 추징 규정의 기계적 적용 타당성이 쟁점이었으며, 법원은 실제 취득 이익과 무관한 85억 원 전액 추징은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본 판결은 기업의 수출입 업무에 관여하는 관세 전문가들의 형사책임 범위를 명확히 한 중요한 선례입니다. 특히 기업들이 관세사무소나 관세사를 통해 수출입 신고를 대행할 때, 해당 전문가들이 단순 신고 대행 업무만 수행한 경우 그 가벌성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안정적인 무역 업무 수행을 위한 전문가 활용의 법적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하는 판결입니다. 또한 세관의 실질적 심사 의무를 강조함으로써, 기업이 선의로 제출한 서류에 대한 세관의 심사 책임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나아가 관세법상 징벌적 추징 규정이 기계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실제 관여 정도와 취득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은, 향후 기업들이 관세 관련 분쟁에서 과도한 추징금 부과에 대항할 수 있는 중요한 논거가 될 것입니다. 기업은 수출입 신고 시 정확한 서류 작성과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되, 전문가 활용 시 그들의 역할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여 리스크를 관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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