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기준으로 일본 워킹홀리데이에 대한 글 입니다.
지금 불매운동의 상황이 아닌, 2011년에 이미 일본을 다녀온 후에 쓴 글 입니다.
동일본대지진 이후에 방사능에 대한 걱정으로, 이미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고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기간입니다. 방사능에 대한 두려움과 관련된 글이기에, 지금의 상황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라는 점을 염두 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도됩니다! :D
하지만 예외!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의 경우인데,
부모님이 걱정하시는데 굳이 우겨서 가고, 가서도 스트레스 받으며 먹을것 못먹고 살 바에야 그냥 포기하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워킹홀리데이라는게 유학생 처럼 큰 뜻을 품고 공부하러 떠나는게 아니지 않은가.
경력보단 경험을 쌓기위해 가는거고, 1년 가봤자 크게 변하는것도 없을거다.
호주나 영어권은 여러가지 전공자들도 많이 가지만 일본은 특히 일본어전공자들이 많이 가는것 같은데
물론 현지에서 생활하면 일본어의 특성상 훨씬 빨리 늘고 자유롭고 즐겁고 너무 좋지만,
자기가 정말 가고싶어 계획을 세우고 휴학을 하고 돈을 모아왔다면 모를까,
어린 대학생들의 경우 부모님의 돈으로 가는게 대부분이니 부모님이 반대하시면 그냥 순종하는게 낫다.
우리나라 냄비근성이 이렇게 고마울때가 없었다.
두 달 정도는 일본으로 경유만 해도 큰 해를 입을것처럼 떠들어대던 미디어도 이젠 잠잠하기 때문에
부모님을 설득하는건 별 무리가 없을거다.
절전 때문에 끔찍할 것 같던 일본의 여름도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전차안도 시원하고 쇼핑몰도 시원하고 살만했다.
외부 피폭량이 중요한게 아니라 이제는 땅과 지하수가 오염되어 식수나 야채 등을 조심해야한다고 하는데
워킹홀리데이비자, 어차피 1년짜리다. 잘 적응하면 물론 연장해서 더 있기도 하지만 그건 그 후의 문제이고
그 1년동안 일본에 있는다고 큰일나는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십여년 혹은 몇십년후에 어떻게 될지 안될지 모르는 막연한 확률을 두려워하며 망설이는것보다
현재에 충실하자는게 내 신조이니깐 난 이렇게밖에 말할 수 없다.
막상 현지에 있으면 그런걱정도 없고 일본 생활은 너무 재미있다.
대학도 졸업하고 나같이 꿈을 찾아 방황하는 청춘이라면 계획대로 밀고 나가는쪽을 응원하고 싶다.
갈 마음 80%인데 그래도 혹시 모르는 방사능의 두려움으로 망설이고 있다면
굳이 도쿄가 아니라 간사이 지방을 가도되고 삿포로를 가도 된다.
자, 이렇게 일본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사투리를 배우게 될까봐 도쿄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조금 어리석은 고민이 아닌가싶다.
서울말 부산말 대구말 어차피 한국어라 다 통하고, 말투가 다른 것 뿐인데,그리고 부산말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간사이벤도 마찬가지. 성인 학습자들이 영어를 습득할때 원어민의 발음은 기대하지 않는게 상식아닌가..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가 다르고, 호주식 영어가 또 다르고,
아시아인의 영어중에서도 한국인이 말하는 영어가 다르고 일본인이 말하는 영어도 다르지만 원어민은 다 알아 듣는다. 외국어 습득의 목적이 의사소통이라고 할때, 발음과 억양은 결코 문제될 게 없다는것이다.
게다가 도쿄에 1년 있는다고 완벽한 도쿄사람같은 발음과 억양을 기대하는가(피나는 연습을 한다면 가능하지만)? 지역은 단지 자신의 취향일 뿐이다.
그럼, 지역도 결정했다.
마지막 고민은 이렇게 대책없이 떠나서 알바를 구할 수 있을것인가..
뜻이 있는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늘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낙관론자인 나지만
일본땅에 비행기가 내리는 순간부터 다음달 집세를 어떻게 낼 것인가 맘고생이 심했다.
유럽여행으로 다 쓰고 와서는, 첫날 집세내고 보증금내고 필요한것 사고 했더니 14만엔도 안남았던거같다.
생활비도 써야 하고 첫달은 시간도 많으니깐 여기저기 놀러도 가고 싶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돈 다 써버리고 부모님께 돈 보내달라고 할 수도 없고 해서 오자마자 열심히 알바를 알아보려는데, 일본어 실력은 3급밖에 안되고, 그나마 취미로 오래 배웠으니깐 듣기는 조금 익숙하다고 하지만
그저 익숙하다는 수준일뿐이고 말하기도 모자라고 한자는 문맹수준..
게다가 난 한국에서도 그 흔한 레스토랑 알바는 해 본 적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정말 웃는얼굴과 적극적인 태도만으로 한달도 안되어 카레집 알바를 구했다.
그리고 한개를 구하면 안정감과 자신감에 다른 알바 구하기는 시간문제!
당연히 처음 일할땐 경어를 외우고 하느라 힘들었지만 그 정도 고생은 마음먹고 가는거니깐.
(물론 내가 대학나와서 이 나이에 여기서 왜 이러고 있나 하는 한심한 생각에 후회도 많이하고 고민도 했다)
만약 일본어능력시험 1급을 가지고 있고 정말 일본어를 잘 하는 사람이라면 알바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일본어를 잘하는 사람이라서 일본인들과 같은 수준의 알바를 구하려고 한다면 일단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한다.
내가 사장이라고해도, 일본어 꽤 잘하는 외국인과 일본인이 면접을 왔다면
차라리 오랫동안 일할 확률이 높은 내국인을 쓰는게 낫다고 생각하니깐.
우리가 영어권 사람들처럼 아예 생김새가 달라서 보기만해도 호기심을 자극하는게 아니기때문에
꽤 잘하는 일본어로 생활하면 일본인으로 오인받을 수 있다. 따라서 실수했을때도 외국인이라 괜찮다는 너그러운 양해도 기대하면 안된다.
그리고 자신이 일본어를 잘 하니까 내국인과 차별받지 않고 똑같은 입장으로 서기를 원하다가
나중에 뭔가 힘든일이 있으면 난 외국인인데 배려를 해 주지 않는다고 원망하는 것도 역차별을 원하는 이기적인 태도라 생각한다.
이런 글로벌시대에 반하는 현실이지만, 아직까지 외국인 근로자가 된다는것은 법적으로나 사람들의 태도로나 차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음의 각오를 꼭! 하고 떠나야 한다. 그리고 돌아오면 한국에 살고있는 외국인 근로자를 보는눈이 달라진다. 우리는 글로벌 시민이예요:)
자기의 기준을 조금 낮추면 알바 구하기는 쉬워지는데,
기준을 낮추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조금 시간이 걸려도 결국 해낼거니깐 좌절하지 말라는거다.
그리고 친구를 사귈 때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일본어를 위해 친구들을 만들지 말고, 차라리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다가가야 한다는것.
외국에서 현지인 친구들을 사귈때 언어가 목적이 되면 절대로 안된다는게 나의 신조이다.
요즘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일본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따라서 친구를 만날수 있는 기회도 많은셈이다.
물론 우리나라가 멋지니깐 관심을 갖는거지만, 후훗
우리나라에 관심을 가진 외국사람들이라 친해지기도 더 쉽고 화제도 풍부하다.
그러니깐 다 자기 하기에 달려있다는 진부한 결론..
말만 배우기 위해서라면 워킹홀리데이가 아니라 유학을 가야한다.
워킹홀리데이는 값싼 어학연수가 절대 아니다.
폭넓은 경험을 위해 고생을 각오하고 떠난 길이니만큼, 당연히 일이 잘 풀리면 좋은거고,
혹시라도 힘든일이 닥쳤을때도 괜히 왔다는 후회는 하지 않는편이 좋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거고 나중엔 다 추억이 될거라 생각하면 이겨낼수있다.
부모님은 내가 외국에 있을때 더 잘 지내는것 같아 안심이라고 하시지만,
그리고 늘 나는 한국보다 다른나라에서 행복하다고 떠들어대지만,
나도 서러운일도 있었고 운적도 많았다.
그치만 누가 등떠밀어 나간것도 아니고 내가 스스로 뛰어나왔으니..입 다물고 견뎌야한다.
자유의 댓가는 고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