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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나 Nov 13. 2022

보통의 존재

현지 물가에 집착하는 외노자의 고뇌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창밖을 보면서  

나는

계층간의 엄청난 차이를 참을 수 없어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느 나라든 당연히 부자계층이 존재하는 거지만 

나는 매우 평범한 서민층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사는 아파트와 길거리의 집 모습이 사뭇 다르다는 사실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여기 오기전에 발리에 갔었을 때도 

발리 하면 다들 사오는 나무그릇을 사러 돌아다니면서 

정찰제가 아니라서 흥정하기 나름이라는 사실에 매우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나란 인간은, 그렇다면, 

모두가 '평등하다'는 공산국가를 꿈꾸는 것인가? 하는 헛생각으로 빠지기도 했다.  

예전에 태국에 있을 때

이 나라는 

하룻밤에 오백만원을 쓰기도 쉽고 

하루에 오천원으로도 살아 남을 수 있는 나라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 사실이 별로 유쾌하진 않았다. (왜냐면 난 평범/가난한 쪽이니까)

남아공에 있었을 때 

그 나라의 평균 월급을 뛰어넘는 외국인 직원(나를 비롯한)들의 월세를 생각하며 

도대체 평범한 월세의 기준은 얼마인지 궁금함과 동시에 

부동산을 가진 자는 이렇게 엄청난 이득을 취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요즘 자꾸 현지 물가에 집착하고 있는데 (나는 한국돈으로 월급받는 외노자라서) 

오늘 동료직원과 먹은 점심은 둘이서 12,000원 정도였다. (130,000루피아) 

오리고기랑 밥 세트 하나씩, 그리고 반찬으로 가지튀김과 템페튀김, 채소볶음을 추가 했다. 

그리고 카페에서 마신 커피가 각 2,000원 정도였다. (두 잔 46,000루피아) 



인도네시아 점심과 커피 

그럼 와룽보단 비싸지만 앞으로도 이정도 가격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말이다. 

과일도 마트에서 사지말고 시장을 간다면 더욱 저렴하게 즐길 수 있을텐데 

여기서 또 흥정이 걸림돌이지만 현지인 직원을 모시고 가면 좀 더 쉽겠지. 

그 동안 다녔던 식당은 한국과 비슷한 가격이었었는데...

커피도 엑셀소(현지 카페 체인)에서 마시면 5천원 가까이 하는데...

심지어 쇼핑몰의 푸드코트에 가서도 둘이 3만원 가까이 나왔는데? (많이 시키긴 했음) 

물론 길거리 와룽에서 식사를 한다면 훨씬 저렴하다.

위생이 불안하다는 이유(혹은 핑계)로 아직 도전을 못해보고 번듯한 식당만 찾고 있는게 문제.

인도네시아 물가가 생각보다 비싸다고 생각했던 건 

내가 비싼 곳을 다녔기 때문이네.  

무조건 돈을 아끼기 위해 싼 것만 찾을 게 아니라 

가끔은 고급 레스토랑도 경험하며 적당히 즐겨야 한다는 생각인데 

'고급'과 '보통'의 기준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 약간 혼란스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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