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일기장을 넘겨보며
요즘 중학교 1학년이 된 아들녀석과는 매일이 게임과의 전쟁이다.
이기지 못할 싸움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못하게 하려는 부모와 조금이라도 더 해보려고 하는 아들의 끝을 모르는 싸움.
아이의 어릴때 사진을 보면, 이럴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행동의 연속이었다.
그렇다고 지금은 귀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조금 덜 귀여울 뿐이지...
조그마한 나의 일기장을 넘겨보면서, 일기장에 기록해두었던 녀석의 상상의 나래를 옮겨보았다.
(일기장에 기록된 내용)
아이들의 상상력은 어른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며칠전 외둥이 9살 아들녀석이 자기전에
아빠 " 잠은 1초 에요" 하는것이다.
무슨말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되서 무슨 뜻이냐고
물어봤더니,
자기전에 눈을 감고, 눈을 뜨면 아침이라고,
잠은 1초라고 이야기하는것이다.
사실 나도 어릴때 저런 생각을 했었나 싶을정도로
아이들의 표현력과 상상력은 대단하다는것을
느낀다.
몇 해전 아파서 병원에 입원한 아들과 병원내를 함께 걸어가는데, 창밖에 해가 비추고 바닥에 창틀 그림자가 형성되면서 그것이 마치 횡단보도 같은 느낌이 들었던지,
아들 녀석이 링거바늘이 달려 있지 않은 다른손을 번쩍 들더니, "아빠 저 횡단보도 건너요"
하는것이다.
그제서야 바닥을 봤더니, 창밖에서 들어오는 해와 창틀이 그림자를 형성하면서 그럴싸한 횡단보도가 만들어졌다.
아이의 상상력에 엄지척 했던 기억이난다.
어느 겨울날 눈이 소복히 쌓인 차들을 보고는 차들이 하얀옷을 입었다고 했던 아들.
성인이 되면서 단 한번도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같은
생각을 해본적이 없던 나는 어릴때 뛰놀던 고향의 시골풍경이 그리워지곤 했다.
그리고 우리 아이만큼은 커서도 가끔 이런 생각을 하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매일이 경쟁인 사회덕분인지, 내 성격 때문인지
약속된 시간안에, 알람 울리기전에 일어나기, 등산을 할때도 빨리 오르려는, 경쟁에 익숙해진 내자신을 보면,
가끔 이러한 속박에서 벗어나고도 싶었는데,
아들녀석 덕분에 어릴때 생각도 나고 나름 힐링이되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