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5KM

가볍지 않은 거리

by 하본부

부산에서 근무한지 10개월이 지나고 있다.

계속되는 술자리와 운전으로 인해서 몸이 점점 망가짐을 느끼고 있을때,

운동의 패턴을 근력운동에서 유산소 운동으로 전환하였고, 1KM도 달리기 힘들었던 내가, 계속적인 달리기를 통해 어느새 3KM를 뛰게 되었다.

3KM를 뛰기까지 고난의 시간이었다. 지속적으로 숨을 헐떡이고, 고르지 못한 호흡과 동시에 다리도 말을 안들었다. 그야말로 달리는 동안 사점을 경험했다.

하지만, 일주일에 최소 1~2회 런닝머신과 줄넘기, 외부 달리기를 하면서 무조건 3KM는 채우자고 다짐하고, 어떻게든 3KM 달리기는 채웠고, 조금씩 내 몸과 심장이 그 거리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마라톤 대회의 최소 거리인 5KM를 한번 뛰어보자 라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지만, 시도는 하지 못했었다.

사실 3KM도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있어서는 뛸때마다 힘든 시간이었고 도전이었다.


육군 소위로 임관하고 상무대에서는 10KM를 뛸 기회들이 있었고, 그때는 동기들과 함께 뛰었기 때문에 힘들어도 참고 약 한시간을 일주일에 2~3회씩 뛰곤 했었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신체적 나이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말이다.


남자들의 쉬운 착각이 지금 바로 달리기를 해도 잘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가지고는 있지만, 실상은 1~2KM를 뛰기도 힘들다라고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도 아무리 나이를 먹었다고 하여도 나름 꾸준히 운동으로 몸을 관리했었기 때문에 2~3KM 뛰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역시 나만의 착각이었던 것이다.


최근 일본의 유명 작가인 무라카미하루키의 에세이집 "달리기를 말할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작가로서의 글을 쓰기위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마라톤과 트라이애슬론을 병행했던 작가의 이야기를 읽고나서, 우리의 삶은 체력이 기반이 되어야 정신건강과 더불어 생활의 활력을 찾을 수 있다라는 생각에 5KM를 뛰어보자고 결심을 하게 되었다.


러너들이 많이 활동하는 장소이자, 숙소와 가까운 부산시민공원으로 정하고,

추석연휴 마지막 주말에 드디어 5KM를 도전했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스마트워치에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뛰기 시작했다.

기록은 신경쓰지 않고, 무조건 5KM를 뛰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처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3KM가 가까워지자, 몸이 점점 힘들어 졌고, 숨도 가빠오기 시작했다.

꾹 참고, 3KM를 지나고 4KM를 향해 가는 나는 이미 굉장히 지쳐 있었고, 5KM를 뛰는 것이 아직 무리인가, 하는 생각이 계속 내 머리를 짓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어떻게든 해보자라는 생각에 속도를 좀 낮춰가면서 뛰었고, 결국 5KM를 달리는데 성공했다.

약 31분이 소요되었다.

주차장에 가자마자 차안에서 미리 준비해온 물을 벌컥 마셨고, 차안에서 가뿐 숨을 몰아쉬면서 안정을 취했다. 그래도 5KM를 뛰었다는 내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분은 정말 좋았다.

20대 이후로 5KM 달리기는 언제 뛰었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오랜만에 일이었다.


지난주말, 다시 부산내려가기전에 시간이 조금 남아, 러닝을 하였다.

5KM를 뛰기에는 조금 시간이 부족해서, 4KM를 뛰었는데, 이상하게도 처음 5KM를 뛰었을때보다 훨씬 몸이 한결 가벼움을 느꼈다.

몸이 이렇게 빠르게 적응 하는것인가? 라는 의문과 함께, 오늘의 컨디션이 좋아서 그랬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름 기분이 좋았고, 다시 5KM를 뛰게 된다면 처음 5KM를 뛸때보다는 한결 몸이 가벼워질거라는 기대가 생겼다.


앞으로도, 나의 달리기는 계속 될 것이고, 기록보다는 가벼운 목표를 실천하고, 이로인해 나의 건강도 지켜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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