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더 머물려고 하다가 그동안의 것들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 난 이제 더이상 미련이 없다. "
퇴임이나 정년이 가까워지는 임원이상 분들한테 내가 들었던 말들이다.
하지만, 정작 말 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니 아닌 경우를 한번도 못본것 같다.
영업부서 팀장으로 있을때, 모시던 본부장께서 타 선배 임원이 퇴임이 1년 미루어졌을때,
"저 양반 무슨 욕심이 저렇게 많아서 후배들 앞기를 막냐" 라고 했었다.
그때 나는 본부장님도 저 상황이 되면, 아마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고, 지금 말씀하지마시고, 그때가서 생각의 변화가 있을 수도 있으니 그때 다시 이야기하시죠,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본부장님은 나는 절대 그럴일이 없다라고 몇 차례 이야기를 반복했다.
그 이후로 내가 모셨던 그 본부장의 퇴임이 다가오면서,
여러경로를 통해 어떻게든 1년이라도 연장하려고 발버둥 치시는 상황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생각했던과는 다르게 이변은 없었고,
그 자리의 후임으로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가게 되었다.
마지막 퇴직서류에 서명을 안해줘서, 내가 직접 찾아가서 사인을 받기도 했다.
그러면서 계속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걸 보고,
아, 사람마음은 정말 알 수가 없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대표이사 꿈을 꾸었던, 바로 위 임원은 이제 퇴직이 1년 남짓 남았다.
새로 오신 분 사장님의 매일같은 등살에 견디기 힘든지,
전화를 하시면 "내가 무슨 미련이 있겠냐, 빨리 나가야지" 라고 말씀을 줄곧 하신다.
하지만, 내가 들은 이야기는 다르다.
주변을 통해서 나는 그가 사장님께 본인의 임원 연장이 될 수 있도록 굉장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과 행동이 너무도 다르고,
정말 후배들을 위해서 생각하는게 맞는지, 의문이 아닐수 있지만,
나 또한 그렇게 될까봐 정말 걱정이되기도 하였다.
깨끗하게 미련없이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나오는것이 정답이 아닐까,
"용퇴"하고 물러나는 대기업 CEO나 유명인들을 보면,
그 모습이 더욱더 아름답고, 그들이 했던 일들이 더 조명을 받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더 하려고 하는 욕심때문에,
퇴직이후 그들에게 아무도 남지 않는다.
언제가 아내가 내게 했던 말이 기억난다.
"여보 그 분들은 본인들 1년 더 연장하는 것이 중요하지, 직원들 안위를 절대 걱정하지 않아"
"당신만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안되면 돼".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기위해 오늘도 아름다운 퇴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