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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민아 Aug 13. 2021

왠지 글을 쓰지 않으면안 될것 같은_

타의에 의한 자발적 글쓰기

    

    최근 한 달 사이 나의 삶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찌 되었든 경단녀, 아니 경력 보유 여성으로 내 커리어를 신줏단지처럼 꽁꽁 싸놓고 끙끙대고 있다가, 최근에 다시 밖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오랜 공백 기간을 깨고 재취업에 성공한 중고 신입사원이 되었고, 동시에 워킹맘이라는 배지도 달았다.


    새로 시작한 일은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나에겐 꽤 기분 좋은 자극이었다. 지금의 일은 이전 직장에서 하던 업무와 결은 많이 달랐어도, 차근차근 업무에 적응하고 신 기술을 익혀가며 소위 말하는 '배우는 재미'를 알아갔다.


    나는 콘텐츠 기획자로 일 하고 있으며, 밀레니얼 세대 부모들을 위한 뉴스레터를 편집하고 큐레이션 하는 에디터이기도 하다. 더불어 도서 출판을 위한 기획 및 제작 업무도 하고 있으며, 이 모든 것들과 연관된 커뮤니티를 조성해 음성 SNS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매일 내게 주어지는 일감은 앞서 나열된 문장들로만 봐서도 알 수 있듯이 굉장히 외부로부터 긍정적인 자극을 많이 받게 한다. 콘텐츠를 큐레이션 하기 위해 수많은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읽고, 하루에도 몇 번씩 타인의 삶에 대해 존경과 응원을 표한다.


    그래서, 일을 시작하고 한 달 동안 왠지 모르게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지극히 타의에 의한 자발적 글쓰기를 시작했다. 나에게 글쓰기 역사는 서사성, 연속성이 없었다. 십 대에는 개인 다이어리에 입시 제도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적었고, 이십 대에는 젊음의 취기로 감성에 젖어 페이스북에 몇 자 끄적이곤 했다. 마지막으로 비교적 최근 삼십 대 초반에는 소위 말하는 '현타'로부터 온 절절한 억울함을 비공개 블로그에 적어놓곤 했다. 하지만, 지금 이천이십일년 칠월 마지막 날부터 쓰는 글은 분명 좀 더 당위성과 책임이 있어야 할 것 같고, 진솔한 나를 담아야할 것 같다.


    어쨌든, 글쓰기가 시작되었다. 다시 시작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심지어 이 촌스럽고 풋냄새 풀풀 나는 이 글 조차도 사랑스럽다. 한없이 자가당착에 빠져 내가 쓴 글에 눈이 멀겠지. 뭐 어떤가. 안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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